ILO 간 김영주 장관, 최저임금 인상이 가계소득에 부정적 “성급하다”

2018-06-07 15:55
통계청 하위 20% 소득감소, 최저임금 인상 연계는 성급
최저임금 산입 확대는 불가피

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 중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사진=고용노동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소득 지표가 악화됐다는 주장을 "성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 중인 김 장관은 6일(현지시간) 고용부 기자단을 만나 최저임금 인상을 가계소득과 연관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근 통계청은 올해 1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를 통해 하위 20%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후 하위 계층의 소득이 줄어든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장관은 "최저임금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려면 6개월 정도 지나 분석이 나오고 통계가 나오는 것인데 이번에 가계소득에 대한 발표를 두고 최저임금을 같이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성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청은 단순하게 1~5분위 가계소득만 다뤘고, 여기에는 계절 산업도 들어가고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여러 가지가 (변수로) 몰려 있다"며 "이것만 갖고 최저임금 인상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저임금은 임금소득에 대한 분배 정책"이라며 "애초 이 제도 취지가 그것인데 전체 가계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하는 것이고, 가계소득 재분배는 다른 정책들이 보완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최저임금이 최저임금 군(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계층)에 속한 어려운 소득 양극화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것은 분명하다"며 "그 부분은 지속적으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의 고용 효과와 분배 효과는 구분해야 한다"며 "고용 효과는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는데 직접적으로 손해 보는 사람이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정기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는 불가피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명확하게 해 임금체계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은 지난번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양대 노총이나 경총이 다 공감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 대상을 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소득 양극화를 줄이려고 최저임금을 올렸는데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 소득 양극화의 중위권에 있는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대부분 연봉 3500만∼4000만원인 사람들로 중소기업에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 양극화를 줄이자는 것이 최저임금 인상의 목적인데 저임금 근로자들의 기대임금에 못 미치는 부분은 정부가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그는 "산업 현장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다음 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인데 대기업은 준비가 충분히 돼 있고 대기업 계열사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탄력근로제 적용에 대해서는 "지금은 3개월에 평균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되는 것인데 이것을 조금 더 확대할 것인지, 여지가 있는지 등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