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재무장관회의, 트럼프 철강관세 두고 美 고립 뚜렷

2018-06-03 14:02
G6 일제히 "트럼프 철강관세에 우려와 실망"
G7 정상회의에서도 G1 vs G6 구도 부각될 듯

2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휘슬러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사진=AP/연합]


주요 7개국(G7) 중 미국을 뺀 6개국이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부과하는 관세조치를 한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발 통상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G6(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대립이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휘슬러에서 2일 폐막한 G7 재무장관회의는 미국의 철강관세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했다. 

미국을 제외한 G6는 2일 만장일치로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조치에 대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하면서 개방 경제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에 철강 관세 철회를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EU와 캐나다는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며 대응 절차에 돌입했다.  

빌 모노 캐나다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면서 “불행하게도 이번 주 미국의 조치는 우리를 하나로 묶었던 근본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브루노 르 메르 재무장관은 "미국이 동맹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려면 며칠 내로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통상을 둘러싼 긴장완화 여부는 미국에 달렸다"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다만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의 목적이다. 미국은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무역 불균형 시정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과 미국의 최우방국으로 구성된 G7 회의에서 이토록 뚜렷한 분열음이 감지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외신들의 평가다.

철강관세를 둘러싼 G1과 G6의 대립 구도는 오는 8~9일로 예정된 G7 정상회의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G7 정상회의는 글로벌 경제의 성공을 홍보할 기회로 기대됐으나 최근 급격히 고조되는 통상분쟁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사진=트럼프 트위터]


비슷한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무역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서 철강 관세 조치를 강하게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무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한다. 만약 우리가 그들이 파는 물건에는 관세를 0으로 하고, 그들은 우리가 파는 물건에 25, 50, 심지어 100의 관세를 매긴다면 그것은 불공정하고 결코 더 이상은 용인될 수 없다. 그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 아니다. 어리석은 무역이다!”라고 적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며, 한시적으로 유예했던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국에 대해서도 1일부터 부과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