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봄이온다·中] "압록강에서 두만강까지" 1400km 국경선에 깔린 북중교역 인프라
2018-05-31 06:04
1950년대부터 16개 커우안 설치
단둥세관 북중교역의 70% 차지
지안·투먼·취안허 세관도 '주목'
단둥세관 북중교역의 70% 차지
지안·투먼·취안허 세관도 '주목'
“압록강에서 두만강까지 북·중 간 국경선 길이가 약 1400㎞예요. 거기에 설치된 커우안(口岸·세관이 있는 국경통과지점)만 16개입니다. 약 90㎞당 1개꼴이에요. 이곳에서 북·중 간 교역이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만난 한 북한 전문가가 북한과 중국간에는 수십년 전부터 국경선을 따라 경제교역 인프라가 구축돼 있었다며 이것이 향후 북·중 경제협력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중 양국은 1950년대부터 커우안을 통해 활발한 인적·물적 교류를 이어왔다. 그중 1950년대에 세워진 단둥·투먼(圖門)·지안(集安) 커우안이 가장 오래됐고 규모도 크다.
북한 신의주를 비롯해 8개 군과 300㎞ 국경선을 마주 보고 있는 단둥 커우안에서만 북·중 교역의 70%가 이뤄진다. 중조우의교 옆에 위치한 단둥 육로세관은 1955년 북·중 간 협의 하에 개방됐다. 중국 문화대혁명 발발로 북·중 관계가 단절된 1966년부터 15년간 세관이 굳게 닫혀 있기도 했다. 다시 문이 열린 건 중국 개혁·개방 이후인 1981년이다. 북한투자망에 따르면 2016년 이곳을 통한 출입국 인원이 20만명, 화물 수출입량은 40만t에 달하며, 차량 7만대가 왕래했다.
압록강 중류에 위치한 지린(吉林)성 지안(集安) 커우안은 북·중 국경 커우안 중 평양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북한 만포와 마주한 이곳엔 1939년부터 압록강 철교가 놓여 북·중 간 여객·화물 열차가 오고 다녔다. 2012년 5월 철교 옆에 지안-만포 대교를 새로 지었지만 북·중 관계 악화로 단둥의 신압록강대교와 마찬가지로 수년째 개통이 연기되고 있다.
두만강 유역에 위치한 지린성 투먼(圖門)은 단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커우안이다. 북한 남양과 인접한 이곳엔 1940년 건설된 투먼-남양 간 대교가 북·중 간 교류에 활용되고 있다. 중국에서 북한을 경유해 러시아로 향하는 화물이 거쳐 가는 주요 창구이기도 하다. 특히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발개방선도구에 위치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하며 그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에 2015년 9월 중국과 북한은 투먼-남양을 잇는 신두만강대교를 건설하기로 합의해 이미 착공에 돌입했다.
이 밖에 지린성 훈춘(琿春)의 취안허(圈河) 커우안은 새롭게 떠오르는 곳이다. 1998년 1급 커우안으로 승격된 이곳은 북한 원정리와 마주보고 있다. 중국이 부두사용권을 확보한 북한 나진·선봉항까지 거리가 각각 36㎞, 51㎞, 청진항까지는 127㎞로 매우 가까워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나진·선봉 지역으로 진입하는 최적의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