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통신원] ​‘어메이징 타일랜드~’ 對 ‘다이나믹 코리아 !’

2018-05-23 18:27

[사진=바이두]


태국의 관문인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내리면 나라를 상징하는 캐치 프레이즈 ‘어메이징 타일랜드’가 새겨진 수 많은 홍보문구들을 접하게된다.

태국이 이래저래 어메이징한 점들이 많다는 것은 이곳에 오래 살고있는 사람과 일시적으로 방문한 여행객들 모두 공통적으로 느끼게 되는데 막상 태국에서 살다보면 이따금씩 '어메이징'이 사전적 의미인 ‘감탄스러울 정도의 놀라움’을 넘어 ‘뜻밖의 놀라움’인 ‘서프라이징’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

한걸음만 물러서 생각해보면, 그런 놀라움을 느끼게 하는 상당수의 경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늘상 너무 ‘다이나믹’ 하고 ‘스파클링’하게 사는 것에 길들여진 탓에, 타 국가의 자연과 문화환경에 맞춰 벌어지는 자연스런 생활관습이나 사고방식을 쉽사리 이해할 수 없어 벌어지는 이문화 갈등현상일 경우다.

지구촌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의 해프닝들을 늘상 다이나믹한 한국인들의 습성적 잣대로만 측정할 수는 없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에 따르라고 했듯이, 태국에서는 아무래도 ‘태국스러움과, 태국다움’에 대한 이해도를 늘려 나가야 하지 않을까.

첫째, 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안분지족(安分知足), 즉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함을 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정치도 이만하면 족하고, 경제도 이만하면 양호하다고 여기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기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질주하는 속성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태국 길거리 노점상 [사진=위키미디어]


둘째, 도로변에 무수히 난립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나름의 질서를 갖추고 운영되는 스트리트 푸드 노점상 파워로 CNN이 선정한 '월드 넘버원 시티 베스트 스트리트 푸드' 상을 연속 2년째 수상하고 태국정부도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수상이 직접 치하하는 분위기에서 보여지는 소상인 기반 국가 안정력을 볼 수 있듯이 얼핏보면 어수선해보이지만 그들 내부적으로는 유연한 체계와 질서속에 유지되고 있다.

셋째, ‘온정주의’와 ‘사양지심’ 그리고 나눔의 ‘미학’이라는 두드러진 국민성속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국민들이기에, 시내 편의점이나 백화점 앞에 온갖 노점상들이 늘어서 장사하는 상생경제 모습 등은 외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일순 저급해 보이거나 어수선하게 비춰지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그저 외국인이 이문화인의 시각으로 보는 한계 때문일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향약’과 ‘두레’ 그리고 ‘품앗이’ 같은 협동정신 뿐 아니라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이 드러진 민족이었고 ‘콩한쪽도 나눠먹기 정신’에 충일했던 고요한 아침의 나라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보릿고개 넘어 마주한 개발경제의 숨가쁜 언덕받이를 오르며 익숙해진 ‘다이나믹’과 ‘스파클링’ 그리고 이제는 세계인이 이미 그 허와 실을 살짝 알아 채버린 ‘빨리빨리 정신’의 난무함 속에서, 우리는 전래의 미풍양속에 기반한 마음의 풍족함을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몸살스럽게 살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그런 습성에 배인 행동양식을 이문화의 남방국가 태국에서 너무나 태연하게 요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한다.

이역만리 남의 나라에 와서 살아가며 ‘사이의 강남스타일(?)’로 일관하기는 당연히 불가능할 것 일 뿐더러, 그렇다고 무조건 이들 문화속에 동화되어 ‘짜이옌옌(진정하고 천천히)과 ‘마이뻰라이(괜찮아요)’’로 맞장구만 쳐주며 살아갈 수는 없다는데 외국인으로서의 삶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나름의 태국 거주 한국인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태국인들의 정신에 어우러지는 생활을 하면, 그 이상 더 바람직한 외지인의 ‘타이 라이프’가 어디에 있겠냐는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싶은데 오늘 따라 남국의 태양은 왜 이리도 뜨겁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