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우위' 시장 끝났다…쏟아지는 전세 물량에 "세입자 모셔와야"
2018-05-23 16:19
전세가율 60%대 붕괴
전세자금 대출급증...5개은행 잔액 52조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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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에서 시작된 전세가 하락이 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연말 1만가구에 육박하는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를 앞두고 송파구에서 역전세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2~3년전 아파트값이 오를때 전세를 끼고 집을 샀던 갭투자자들이 세입자를 다시 찾으면서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의 지난주 전셋값 변동률은 -0.33%로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총 9510가구에 달하는 헬리오시티가 연말 입주를 앞두고 주변 지역 아파트 단지의 전세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헬리오시티 전용 84㎡ 전세의 현재 가장 낮은 시세는 6억5000만원으로 2월 최저가였던 8억3000만원에 비해 2억원이나 떨어졌다. 5억7000만원짜리 급전세 매물도 나와있다. 하락세는 인근 아파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잠실동 ‘엘스’ ‘리센츠’ 등 대단지 아파트는 올해 초만해도 9억원대(전용 84㎡)에 세입자를 들였으나 지금은 7억~8억원에 급전세가 나와 있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 아파트의 매매 대비 전세가비율(전세가율)은 지난주 기준으로 60% 아래로 떨어졌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주 기준 59.83%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50%대로 낮아진 것은 2013년 11월(59.81%) 이후 4년 4개월여 만이다.
올해 서울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3만5127가구로 3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4년만이다. 전체 입주 물량 중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입주 물량은 1만5614가구(44%)에 달한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 팀장은 “최근 몇 년간 임대차 시장에서 전셋값이 워낙 가파르게 오르면서 월세 전환이 많이 늘었었다”며 “올해 들어 전세 매물이 늘어난 만큼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 비중이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부동산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전세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전세대출의 경우 금리가 낮을 뿐더러 전셋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점도 대출 증가에 한몫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를 필두로 농협,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은 비대면 전세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들 상품의 최저 금리는 2.816%~3.03%로 주담대 평균 금리인 3.17%~3.94% 대비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