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기]北 풍계리 폐기로 바라본 '완전한 비핵화' 방안은
2018-05-20 16:37
북·미간 비핵화 방법론 놓고 이견…북·미 협상서 '현재핵''과거핵' 폐기절차ㆍ방법 논의 집중 전망
완전한 핵무기 '과거핵'ㆍ생산 중 핵 프로그램 '현재핵'ㆍ향후 개발통한 핵 등 '미래핵' 구분
완전한 핵무기 '과거핵'ㆍ생산 중 핵 프로그램 '현재핵'ㆍ향후 개발통한 핵 등 '미래핵' 구분
북한이 2008년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중단 및 핵실험장 폐쇄를 발표한 후 2008년 6월27일 북한 영변의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이른바 '미래핵'을 포기한 데 이어 '과거핵'과 '현재핵'까지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CVID) 원칙 수용 불가를 밝혀 '북한 비핵화'의 길이 더 복잡해졌다.
비핵화 조치에 따라 단계별·동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북한과 포괄적 핵폐기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접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다뤄야 할 카드는 총 3가지다. 우선 무기체계에서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핵 분열 물질 △조립·완성된 핵 탄두 △핵 탄두를 실어나를 탄도미사일 등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이 시작될 경우, '현재핵'과 '과거핵' 폐기에 대한 절차와 방법에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가 협상을 통해 일괄타결에 합의해도, 실제 비핵화 과정은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현재 진행되는 핵 프로그램 중단과 폐기, 완제품 형태로 보유한 핵무기 폐기를 위해선 먼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북한으로 파견돼 검증·사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핵 관련 시설 신고 및 폐쇄·불능화·폐기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북핵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첫 시험대가 23~25일 예정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다. 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영구 불능화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 북한은 '2·13 합의'에 따라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추가 검증을 둘러싼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핵개발을 재개했다. 이는 결국 핵 보유로 이어졌다.
북한의 '현재핵'과 '과거핵' 능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에 따르면, 북한은 그간 생산한 핵분열 물질로 ICBM 등의 운반체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최대 60기까지 제작할 수 있다. 또 탄도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미 군사분야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북한이 2016년 말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33kg, 고농축 우라늄(HEU)을 175~645kg 보유했다. 핵탄두도 13개에서 30개까지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의 양이 발표하는 기관마다 제각각인 이유는 명확하다. 대략적인 추정조차 할 수 없는 탓이다.
이에 따라 실제 협상에서 핵물질 및 핵탄두와 함께, 이른바 운반수단인 탄도미사일도 비중있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