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플레 두달 연속 둔화..통화부양책 약발 떨어지나

2018-05-18 14:50
엔화 가치, 1달러당 장중 111엔 넘으며 4개월래 최저치

[사진=AP/연합]


일본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18일 일본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근원 소비자물가 산출에 에너지는 포함되고 신선식품은 제외된다.

이번 결과는 로이터 사전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0.8% 상승을 하회하고, 3월의 0.9% 상승에 비해서도 낮아진 것이다. 3월에도 2월의 1.0%에 비해서 둔화됐는데 4월에도 물가 상승세가 약해졌다.

일본은행은 올해 인플레 전망을 1.3%로 제시했는데 현재의 추세로 볼 때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이이치 생명 경제 연구소의 나가하마 토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 인터뷰에서 "고유가에 따른 부담감으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모두 제외한 근원-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0.4% 상승에 그쳤다. 

일본은행은 2%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공격적인 통화부양책을 이어가고 있는데 좀처럼 소비자물가 상승에 가속이 붙지 않고 있어 통화 긴축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6일에는 일본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9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통화부양책에 따른 경제 효과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 상황이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마셀 틸리언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약한 물가 상승률은 “일본은행이 조만간 통화정책 신축을 시작하지 못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역시 이달 연설에서 물가 전망과 관련, 대중의 디플레 심리를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물가의 상방과 하방 위험 중에서 고르라면 하방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과 달리 미국 연준은 경제 호조에 힘입어 금리인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6월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연준의 0.25%p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괴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엔화 가치는 18일 장중 1달러당 111엔을 넘었다. 1월말 이후 최저치다. 이번 주에만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4% 떨어졌다고 로이터는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