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북핵 유화 국면 2년전부터 계획”

2018-05-17 15:28
핵보유국 인정 목표 설정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AP]
 

북한이 올해 핵실험 중단 등 북핵 유화 국면을 2016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는 최근 발간된 책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2016년 북한의 외교관들이 모인 회의에서 핵개발 관련 중지를 모으면서 2017년까지 핵무력을 완성한 후 2018년에는 핵실험을 중단하고 유화 국면을 조성하면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핵실험 중단 후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사례와 같은 길을 가겠다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북고위급회담 연기 사실을 보도하면서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가 14일 국회 출판 기념 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핵보유가 목표라고 언급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태 전 공사의 증언은 북한이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김 위원장이 올해 들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핵실험 중지를 선언하는 일련의 과정과 들어맞는다.

북한은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볼턴 보좌관이 강조하고 있는 완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반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북한의 대응으로 볼 때 비핵화 의지가 과연 있는 것인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이전 정부와 같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일부 지원만 받고 합의를 파기하는 행태가 지속됐던 실패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크지만 과연 북한이 쉽게 핵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외신을 통해 한달도 남지 않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7월 런던에서 한국으로 망명해 최근 책을 내고 북한에서의 자신의 외교관 생활을 회고했다.

태 전 공사는 책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형인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런던 공연 관람을 위해 61시간동안 수행한 일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