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면 초라한 코스피 상장법인 성적표
2018-05-16 18:10
코스피 영업이익 1년만에 10% 증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빼면 14% 감소
코스닥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삼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빼면 14% 감소
코스닥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삼소
코스피 상장법인이 올해 1분기에 거둔 성적은 반도체를 빼면 초라하다. 영업이익이 전체적으로는 1년 만에 10%가량 늘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곳이 없었다면 14% 넘게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도 1년 전보다 10%가량 감소한 영업이익을 내놓았다.
◆갈수록 높아지는 반도체 의존도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 속한 12월 결산 상장법인 544곳은 1분기 매출 463조894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82%(21조3415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9.96% 증가한 42조8026억원, 순이익은 2.63% 늘어난 32조8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곳이 거둔 영업이익은 20조95억원으로 전체에서 46.7%를 차지했다. 비중이 1년 전 31.8%보다 15%포인트 가까이 커졌다.
코스피 상장법인 영업이익은 삼성전자만 제외했을 때 1년 만에 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까지 빼면 14.2% 줄어든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나라보다 정보기술(IT)이나 반도체 업종 비중이 크다"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코스피 수익률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 대상인 544개 상장사 가운데 413곳(76.1%)은 흑자를 낸 반면 130곳(23.9%)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로 돌아선 곳(56개사)이 흑자 전환한 곳(39개사)보다 많았다.
의료정밀과 전기전자, 서비스, 유통을 비롯한 14개 업종은 매출을 늘렸다. 반면 비금속광물과 운수장비, 기계는 줄었다.
건설과 전기전자, 섬유의복, 음식료품을 비롯한 8개 업종은 순이익 규모를 1년 전보다 키웠다. 전기가스와 비금속광물, 운수창고, 운수장비를 비롯한 9개 업종을 보면 흑자를 내기는 했지만, 그 규모가 감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구조조정에 나섰고, 자동차 판매도 크게 줄었다"라며 "전반적으로 내수 경기가 부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부터 한·중 관계 개선으로 중국 관련주가 오르고 있지만, 1분기는 그렇지 않았다"라며 "반도체를 뺀 다른 업종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상장법인은 1분기 부채비율 110.52%를 기록했다. 2017년 말(110.08%)에 비해 거의 제자리에 머물렀다.
◆코스닥 매출 늘어도 영업익 감소
코스닥 상장법인 834곳은 1분기 매출 41조195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03% 늘었다.
영업이익은 9.24% 감소한 2조1224억원에 그쳤다. 이에 비해 순이익은 35.92% 증가한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가운데 흑자 기업은 542곳(64.99%)에 달했다. 292곳(35.01%)은 적자를 냈다.
코스닥 상장법인은 1분기 말 부채비율 102.10%를 기록했다. 2017년 말(98.20%)보다 4%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코스피는 2분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이다.
김예은 연구원은 "중국 소비주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라며 "반도체 업종을 보면 D램 가격이 여전히 양호하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하락세가 멈췄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중국 소비주가 2분기 실적을 떠받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해온 바이오주가 조정을 받고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바이오는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려 있고, 아직까지는 수익성도 좋지 않다"라며 "2분기 실적도 전 분기보다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