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1분기 실적 발표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해 연 매출 6조원 시대를 연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스테디셀러의 흥행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넷마블은 신작 부재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1분기에 매출 8953억원(엔화 905억엔), 영업이익 5413억원(547억엔)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38% 성장한 수치로, 분기 해외 매출액 7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중국,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장기 흥행을 지속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도미네이션즈' 등의 게임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11월 인수한 모바일 대화형 스토리텔링 게임 개발사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고른 실적도 호조세에 기여했다.

엔씨소프트도 1분기 매출 4752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 당기순이익 119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 570%, 585% 증가했다. 특히 '리니지M' 등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했고 로열티 매출은 리니지M의 대만 성과가 반영되며 전분기 대비 41%,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아이온은 국내 부분유료화 전환으로 전분기 대비 48%, 전년 동기 대비 41%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넷마블은 1분기 영업이익이 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9% 감소했다. 매출액도 5074억원으로 26.2%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89억원으로 46.0% 감소했다. 이는 1분기 주력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일 매출이 크게 떨어진 데다, 신작이 없었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매출은 '리니지2 레볼루션',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쿠키잼' 등의 글로벌 매출로 3433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매출 규모로 넥슨은 넷마블을 제치며 다시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올 하반기 신작 출시 일정을 고려했을 때 순위 변동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넷마블은 올해 자체 지식재산권(IP)과 글로벌 IP를 활용한 18종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달 중에는 전략 대규모다중접속(MMO) '아이언쓰론'을 전 세계 동시 출시하고, 2분기 중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의 사전등록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인기게임들의 제품수명주기(PLC) 강화와 다양한 신작 라인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도 신작 모바일 MMORPG '리니지2M', '블레이드 & 소울 2', '아이온 템페스트' 등을 개발 중이다. PC온라인 및 콘솔 MMORPG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 TL'은 연내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 넥슨은 '열혈강호M'과 '야생의 땅: 듀랑고'로 새해 첫 포문을 열면서 기선 제압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N 중심의 신작들이 줄줄이 쏟아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순위를 미리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따른 판호 발급 문제가 해소될 경우 글로벌 진출에 따른 호실적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