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앞둔 금융시장] 弱달러·高증시 불러오나
2018-05-09 16:22
환율은 대외 변수로 인해 더 요동칠 수도 있어
북·미 정상회담 논의가 진척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원화 강세와 코스피지수 상승을 점치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과 환율시장 관계자들은 회담 성과는 물론이고 미국의 무역 압박, 금리 인상 속도 등이 변수라고 밝혔다. 특히 환율은 대외 변수에 더욱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양국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확정할 예정이다.
북·미 정상회담은 앞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한반도 평화를 앞당길 요소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과 환율 등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로 볼때 주식시장은 정상회담 전까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전 열흘 동안 종가 기준 30% 가까이 올랐다. 두 번째 회담이 열린 2007년 9월에도 10거래일 동안 8% 이상 상승했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2~3월 코스피지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로 흔들렸다. 하지만 4월 들어 오름세로 방향을 틀더니 마지막 거래일에는 2월 2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2500선을 넘었다.
원·달러 환율 또한 지난달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4월 중 종가 기준 달러당 1054.2원까지 하락해 2014년 10월 29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행정부가 달러화 약세 유도 정책을 펼친 데 더해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핵 위협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했다.
하지만 변동성은 3월보다 커졌다. 4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4.0원으로 전월(3.4원)보다 확대됐다. 이는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 논의 등에 기인한다. 외환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회담 결과에 따라 주가·환율에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