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Housing Sales Survey Index) 전망치는 서울·세종·대구가 90선을 유지한 반면 강원·경북·충남 등은 40~50선을 보여 분양 시장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전국 HSSI 전망치는 71.8로 6·13 지방선거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5월에 분양 물량이 집중됐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에 못 미치고 있다. 

HSSI 전망치는 주택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는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이달 HSSI 전망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96.4로 지난 달 103.5보다 약 7포인트 떨어졌지만 대구(91.6), 세종(90.6) 등과 함께 90선을 유지했다.
 
반면 강원지역은 지난 달보다 15.8포인트 떨어진 46.1을 나타내며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충남(57.1)과 경북(53.8), 경남(58)도 50선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달 전국 HSSI 실적치(70.7)는 전 달(69.7)에 비해 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지역 간 분양경기 실적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 HSSI 실적치는 지역별로 대구(88.2)와 광주(82.1), 전북(63.6), 세종(94.1)에서 전 달 대비 10포인트 이상 올랐지만, 인천(68.0)과 강원(44.0)에서는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서울만 103.3을 기록하며 3개월 째 기준선을 웃돌았다.

예상 분양률도 7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전국 예상 분양률은 74.6%로 5개월 째 70%대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3.9%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째 90%대를 보인 반면, 강원지역은 67.7%로 지난 달에 이어 이달에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분양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서울과 경기권 중심으로 사업을 검토하는 현상도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달 건설사가 분양 사업을 검토하는 지역은 경기(20.8%)와 서울(14.8%)이 가장 많았다.

분양 사업이 양호한 지역으로 서울을 꼽은 건설사의 응답률도 50.5%인 반면 강원·충북·충남·울산·경북을 선정한 응답률은 두 달째 0%를 기록해 서울에 대한 신규 분양 사업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주택산업연구원 측은 “분양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지방에선 시장 침체가 분양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사의 서울과 경기에 대한 집중이 장기화되면 국지적인 수주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택 사업자는 사업지 여건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