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장 상징 풍계리 핵실험장 철거…북-미 ‘훈풍’부나

2018-05-03 21:43
남북정상회담 약속 이행 수순…미국, 북한 비핵화 기대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사진=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장을 철거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진행될 북미정상회담에도 긍정적 기류가 감돌고 있다.

미국 CBS 방송은 
2일(현지시간)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에서 전선 철거를 시작했다고 미국 정보기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에서 '북부 핵실험장'으로 불리고 있으며, 지난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실시됐을 만큼 북한 핵 개발의 상징적 장소다.

CBS는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 ‘핵 실험장 갱도 폐쇄를 위한 첫 번째 조치’라고 평가했다. 전선 철거는 핵 실험에 필요한 전원을 차단한 것으로, 내부 장비 철수 작업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부 핵 실험장 폐쇄를 이달 중에 실행하고, 한국·미국 전문가와 언론을 초청해 폐쇄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와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과정을 유엔이 직접 참관해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북한 조치에 대해 미국에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3일 공식 취임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제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야 할 때”라며 북한 비핵화를 기대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양국 논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해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풍계리는 해발 2205m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있다. 지질 구조도 단단한 화강암 암반으로 이뤄져 핵 실험으로 생기는 각종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이 낮은 천혜의 실험 조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