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업체 ARM, 중국 내 합자회사 운영
2018-05-03 14:16
소프트뱅크 산하 ARM, 중국 합자사 'ARM 미니차이나' 이미 가동
美 ZTE, 화웨이 등 공격에 긴장한 中 '반도체' 업계...도약 발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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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싱(中興·ZTE)을 강력 규제하고 화웨이에도 제재의 칼날을 들이미는 상황에서 영국계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이 중국 내 합자회사를 설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온라인 뉴스매체인 펑파이뉴스는 2일 닛케이아시안리뷰의 보도를 인용해 ARM이 지난 4월 'ARM미니차이나'라는 중국 합자회사를 설립했고 이미 독자적 운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격에 반도체 자체생산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린 중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RM이 지분 59%를 보유하고 중국 측 투자자 지분 비중이 51%로 이를 웃돈다. 향후 중국 A주 상장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상장을 신청하면 중국 당국이 비준을 빠르게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ARM은 삼성전자, 애플은 물론 퀄컴, 브로드컴, 화웨이 굴지의 기업에 기술 라이센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반도체업체다. 모바일 단말기 칩 분야의 '제왕'으로 불리는데 세계 85% 이상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70% 이상의 스마트TV에 사용된 칩이 ARM의 IP를 바탕으로 설계돼 제작됐다. 지난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가 234억 파운드에 ARM을 인수해 현재는 소프트뱅크의 일원이다.
반도체 자체생산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중국에게 ARM의 중국 내 합자회사 독자운영은 기술력을 높일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RM 측은 이미 중국 내 합자회사 설립은 ARM의 IP 기반 중국 생산 제품을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ARM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ARM미니차이나의 연구·개발(R&D) 능력을 높여 중국의 자주 혁신능력 제고를 돕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합자회사에서 개발한 기술과 제품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IP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사이먼 시거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합자회사 설립은 협력파트너가 ARM의 기술을 '현지에서 마음놓고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결국 ARM 시장확대의 야심과 연관된다. 시거스 CEO는 "ARM은 2002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ARM IP기반 칩의 중국 공장 출하량이 100배 이상 급증했다"고 강조했다. ARM의 총 매출에서 중국 매출 비중이 25%에 육박한다는 추측도 있다.
소프트뱅크가 ARM의 이러한 결정을 막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지통재경망(智通財經網)은 2일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 기업의 독자적 경영권을 보장하기 때문으로 알리바바에도 거액을 투자했지만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는 설명이다. ARM 인수 당시에도 "ARM은 앞으로 조금도 달라지지 않으며 독립된 경영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지난 2년간 이를 지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