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와해' 임원 3명 영장 기각…檢 "납득 어려워"

2018-05-03 09:25
法 "일부 혐의 다툼 여지…구속 사유 인정 어려워"

노동조합 와해 시도 등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전자서비스 윤모 상무 등 3명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와해 공작을 지시·이행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서비스 임원과 전·현직 협력사 대표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증거가 완벽하게 확보됐는데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서비스 윤모 상무와 전 해운대서비스센터 대표 유모씨, 양산서비스센터 대표 도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3일 새벽 기각을 결정했다.

박 부장판사는 윤 상무의 영장 기각과 관련해 "조직적 범죄인 이 사건 범행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씨와 도씨에 대해서는 "일부 범죄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 도망 및 증거인멸의 가능성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압수수색과 조사를 통해 증거가 거의 완벽하게 확보됐기에 별다른 다툼의 여지도 있기 어려워 보이므로 영장기각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상무는 기획 폐업을 하는 등 '그린화' 작업을 지능적으로 장기간 직접 수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도씨는 노조원 사망조차 '그린화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하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2013년 7월~2015년 말 노조 대응 조직인 '종합상황실' 실장 등으로 일하며 노조와해를 뜻하는 이른바 '그린화' 작업의 실무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2014년 윤 상무가 추진한 해운대센터 위장 폐업 계획을 이행하고 그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도씨는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 염호석씨 부친을 6억원으로 회유해 노동조합장 대신 가족장을 치르고 주검을 화장하게 한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