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시의무 위반 혐의' 엘리엇 관계자 소환통보

2018-05-02 21:47

검찰이 공시의무 위반 혐의를 따지기 위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 측 관계자들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문성인 부장검사)는 최근 엘리엇 측 관계자들에게 소환을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6년 2월 엘리엇이 2015년 삼성물산 지분을 매집하는 과정에서 파생금융 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를 악용, 몰래 지분을 늘린 것이 이른바 '5% 룰'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해 검찰에 이를 통보한 바 있다.

'5% 룰'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5일 이내에 보유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는 공시의무 규정을 말한다.

그동안 검찰은 엘리엇의 혐의 내용에 대한 금융당국의 자료를 토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엘리엇은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이날 낸 발표문에서 "당시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해서 발생한 손해 배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당시 정부와 국민연금의 행위는 한미FTA를 위반한 것"이라며 "엘리엇에 대한 명백히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대우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병을 둘러싼 스캔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형사 소추로 이어졌고, 법원에서는 삼성그룹 고위 임원,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형사 재판과 유죄 선고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연금까지 이어진 부정부패로 엘리엇과 다른 삼성물산 주주들이 불공정한 손해를 입었다는 게 합병 이후 명백히 드러난 사실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한미FTA 협정 위반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발생한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면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달 13일 법무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