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첫 조인트벤처 출범… ‘총수일가 갑질’ 파문에 빛바래

2018-05-01 14:22
국적항공사 첫 JV사례, 기대감 크지만 총수일가 파문에 홍보 자제

지난해 6월 23일 (우측 세 번째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Steve Sear)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가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협정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1년 넘게 추진해온 '조인트벤처'(JV)가 1일 공식 출범했지만 최근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각종 파문에 빛이 바랬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JV 협력이 이날부터 시행된다고 공지했다. 항공사 간 JV는 두 회사가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운임·스케줄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수익·비용을 공유하는 경영 모델이다. 좌석 일부와 마일리지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코드셰어)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다.

국토부는 양사 JV에 대해 “아시아 지역과 미국 간 노선에서 여객·화물 부문에 대해 협력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인가일로부터 3년 이후 본 제휴협정을 재검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적항공사가 해외항공사와 JV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해 6월 23일 조인트벤처 협정을 체결해 올해 3월 2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시행에 대한 인가를 받았다. 국토부는 3년 후 이 협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델타항공과의 JV는 대한항공이 수년간 추진해온 핵심 성장전략이다. 대한항공은 JV를 통해 미주노선에서 영향력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같은 경사에도 공식적인 행사를 진행하거나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업계에선 총수일가의 일탈 논란과 관련해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대한항공이 일련의 홍보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JV가 출범한 이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삼녀인 조현민 전 전무가 최근 제기된 ‘물컵 갑질’ 논란 관련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번 총수일가의 파문으로 인해 대한항공의 브랜드 위신이 크게 떨어진 만큼 델타항공이 JV 추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델타항공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제동을 걸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델타항공 본사는 JV와 관련한 본지의 E메일 문의에 대해 “완전한 코드셰어와 개선된 상호 충성도 프로그램 혜택 등을 담은 조인트벤처가 5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다만 델타항공은 ‘대한항공의 브랜드 이미지 악화에 따라 JV를 취소 또는 변경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