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낙관론 속 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 전망도 솔솔
2018-05-01 14: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아직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전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한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한반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과 공로를 인정했다는 것.
문 대통령은 30일(한국시간) 남북 정상회담 후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던 중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보낸 축전에서 "노벨평화상을 타시라"라는 덕담을 했다는 내용을 듣고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전망이 때이르게 회자되고 있는 데는 이달 내 개최가 유력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회담장을 나오겠다고 거듭 말했지만, 긍정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면서 기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해빙 무드에 대한 자신의 기여와 공로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치하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움직인 것은 힘을 내세운 자신의 일관적이고 강력한 대북 압박이었으며 문 대통령도 이를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한동안 “노벨! 노벨! 노벨!”을 외치기도 했다. 처음엔 쑥스러운 듯 웃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반응이 싫지 않은 듯 연호가 계속되도록 기다려주기도 했다. 그는 "멋지네요. 감사합니다"라며 "노벨상이라니"라고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끊임없이 대립각을 세우던 CNN도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정책이 놀라울 정도로 꾸준하고 일관적이었다며 호평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통해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킨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주역으로서 노벨평화상 수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WP도 칼럼을 통해 노벨위원회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정할 때 실질적인 업적보다는 희망을 보고 결정하곤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등에서 공습을 단행하고 전쟁 위협을 서슴지 않았던 모습을 감안할 때, 그가 노벨평화상을 받게 될 경우 격렬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A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 수상 자격이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진짜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상대를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외교정책이 북한에는 통할지 몰라도 다른 곳에서는 훨씬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평화상은 노벨위원회가 매년 인류의 평화 증진과 군축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으로, 6가지 노벨상(평화상, 경제학상, 문학상, 화학상, 물리학상, 생리의학상) 중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올해 수상자는 12월 10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