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南한반도신경제지도, 北경제개발구 공동 추진되나

2018-04-24 16:11
남북접경지역 통일경제특구 지정…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 탄력

[사진=청와대]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남·북·미, 남·북·미·중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가는 길이 열리면, 남과 북이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경제 개발구 계획'을 공동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한반도신경제지도의 3대 벨트는 △동해권 에너지·자원 벨트 △서해안산업·물류·교통 벨트 △비무장지대(DMZ) 환경·관광벨트다.

문재인정부의 구상은 3대 벨트를 구축, 한반도 신성장동력 확보와 북방경제 연계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3대 벨트 △남북한 공동 시장 △남북경제협력 재개 △남북접경지역 개발을 통해 경제통일을 먼저 이룬다는게 구상의 내용이다.

특히 남북접경지역의 경우 ‘통일경제특구’를 지정해 운영하고,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한다고 명시했다.

2007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서해의 해상군사분계선을 군사대치선이 아닌 평화협력선으로 전환시키고, 해주를 제조·물류·수출 복합특구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주와 개성, 인천을 잇는 삼각경제지대를 형성해 무역과 비즈니스 경제권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관련 분석자료에서 남북경협을 북한의 경제개발구 개발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우리 정부의 신경제지도와 북한 경제 개발구 계획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과 개발정책은 다른 듯 보이나, 지역적으로 유사해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추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한은 북한 경제개발을 통해 동북아 경제질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자는 점에서 목표도 같다. 동일한 지역,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남북한 공동 경제개발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남북한 경제협력과 대외개방이 가속화되면 경제 개발구 정책은 빠른 속도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3년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처음으로, 외자 유치 등을 위해 핵심경제정책인 경제 개발구를 발표했으나 북한 핵실험 이후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경제 개발구 제정 이후 22번째 지방 경제 개발구가 지정됐다. 주요 경제 개발구는 △나선경제무역지대(나선 특구)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금강산 특구) △와우도수출가공구와 청진경제 개발구 △강남경제 개발구(평양 외곽) 등이다.

LH토지주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남북개발협력 대비 북한 건설인프라 상세현황 분석과 참여전략 도출’ 보고서에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전력·교통·도시 순서로 북한의 제도화 수준을 높이며 공간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개발협력 모델은 한국의 산업개발 단계와 유사하다. 1960~1970년대 산업단지·전력 개발에 이어 1970~1980년대 광역교통, 1990년대 이후 도시개발 순이다.

시장이 개입되지 않은 국토개발의 특성상 기업별 개발보다 특구·개발구의 우선순위가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인터넷]


북한 경제구 개발계획이 본격화될 경우, 신의주와 개성을 잇는 철도 공사 등 남북 간 철도연결 프로젝트, 한국 동해안과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중국 동북3성·내몽골 등을 잇는 광역두만강개발계획 프로젝트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남측 단절구간(강릉-제진 간 110.2km) 연결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07년 4월 남북 비무장지대(DMZ) 구간내 선로연결을 마치고, 시범운행까지 했지만 동해선은 지금 중단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신경제지도 실행을 위한 동해선 철도복원 토론회'에서 "강릉-제진 연결사업은 현재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와 함께 '시베리아 철도 이용 활성화 방안'이라는 집중연구용역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철도·도로·전력 등 인프라 기업은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코레일은 지난달 사장 직속 남북대륙사업처를 신설했고, 한국철도시설공단도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이달초 남북 도로연결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설치했다.

정부는 또 환동해 경제벨트와 환황해 경제벨트를 이어 평화벨트를 구축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와 한강하구를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생태·환경·관광의 '그린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남북한 접경지역의 생태자원·관광자원·수자원을 활용한 남북평화협력지대 형성 △DMZ 본연의 평화적 기능 복원 △동해권·황해권 벨트 구상과 연계한 접경지역 개발 등이 추진될 수 있다.

백두산-서울 또는 백두산-강원도 직항로 개설 여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백두산 관광이 개시될 경우, 국내에서만 연간 10만명 넘게 이곳을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금강산과 평양 등 북한의 가장 중요한 관광지와 연계하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연구원의 ‘북한 관광자원의 효율적 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백두산과 평양을 묶어 관광을 개방할 경우(3박4일 기준)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2006년 기준)은 2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북한은 원산-마식령을 잇는 관광특구도 적극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발간한 '남북경협 30년, 경협사업평가와 금융과제'라는 연구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북한 경제특구 개발 및 에너지·교통·주택 등 인프라 투자 규모가 270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우리 정부가 남북경협기금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 등을 끌어들여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북한의 글로벌 시장화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아이디어로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