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에 텐센트·화웨이 도전...中AI 춘추전국 시대 열렸다

2018-04-26 07:47
알리바바, 기존 성능 40배 향상 반도체 칩 '알리-NPU' 개발
텐센트, 위챗 연동가능 자체개발 AI 스피커 '텅쉰팅팅' 출시
화웨이, 이용자 간 정서적 교감 가능한 감정형 AI비서 개발

[사진=바이두]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迅∙텅쉰)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출시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 AI 반도체 개발 나선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 AI 음성 비서 개발한다”

최근 열흘 사이 쏟아져 나온 중국 대표 IT∙전자 기업의 AI 기술 관련 소식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소식이 쏟아져 나오며 중국 AI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AI 반도체 개발 소식은 중국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2일 중국 신화망(新华網) 등 다수 관영매체는 알리바바가 항저우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 C스카이 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알리바바의 AI 연구기관 다모위안(達摩院·달마원)이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40배 높아진 AI 칩 ‘알리(Ali)-NPU’ 개발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온 지 사흘만에 발표된 소식이다. 해당 칩은 이미지 및 영상 식별, 클라우드 컴퓨팅 등 문제를 AI 추리와 연산으로 해결하는 방식의 신경망 칩이다.

알리바바는 최근 AI 사업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다모위안에는 상하이와 미국 등에서 영입한 수십 명의 실력파 인공지능, 연구개발(R&D) 인력을 배치시켰으며 AI 사업에 향후 3년간 150억 달러(약 16조원)의 투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중국 당국의 첨단 산업 지원에 힘입어 AI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알리바바에 앞서 애플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다양한 해외 기업도 AI 반도체 개발을 밝힌 바 있어 각 기업은 AI 반도체 시장 선점에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AI 반도체 시장은 2021년 3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텐센트의 인공지능 스피커 '텅쉰팅팅(騰迅听听)' [사진=바이두]


AI 스피커∙비서 시장에도 중국의 대형 IT∙전자 기업이 연이어 참전하며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텐센트는 최근 자체 연구 개발한 AI 스피커 ‘텅쉰팅팅(騰迅听听)’을 출시하며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인 참고소식망(參考消息網)에 따르면 텅쉰팅팅은 699위안(약 12만원)으로 10억 명의 중국인이 사용하는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微信·웨이신)과 연동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휴대폰에 손을 대지 않고 목소리로 스피커를 통해 위챗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을 수 있다.

특히 텐센트는 지난해에만 약 8개 AI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AI 시장 선점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올해는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텐센트 경영진은 “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화웨이도 AI 비서 전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현지 IT 전문 매체 톈지망(天极網)은 22일 화웨이는 이용자 간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AI 비서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기계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감정을 읽고 그에 따른 대답을 할 수 있는 ‘감정형 AI’로 기존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AI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펠릭스 장 화웨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우리는 정서적 교감을 제공하고 미래의 이용자들이 정서적으로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는 장기적인 우리의 계획이자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루 화웨이 AI 제품 매니지먼트 디렉터도 “화웨이의 AI 비서는 대화가 최대한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해 사용자들이 혼자라는 감정을 느낄 수 없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높은 수준의 IQ(지능지수)와 EQ(감정지수)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애플과 삼성이 각각 인공지능 비서 '시리'와 '빅스비'를 내놓는 동안 화웨이는 관련 기능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바이두와 협업을 통한 간단한 기능을 지원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 기술력이 삼성전자와 애플에 견줄만한 급으로 성장했다는 게 글로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어떤 감정형 AI를 선보이게 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