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8VSB 데이터홈쇼핑 편성 허용 확정... PP업계 “시청률 하락 우려”

2018-04-23 14:58
시청자‧PP업계 보호 방안 마련, 디지털 방송 100% 전환 사업자에 한 해 조건부 승인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유료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케이블TV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T커머스협회,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등에 8VSB에서 데이터홈쇼핑 편성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사진=정명섭 기자]


정부가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TV에서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8VSB에서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편성을 허용하기로 했다.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 보호와 PP 업계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 케이블TV사에 한해서다. 이번 조치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홈쇼핑 채널 수가 증가해 채널 번호가 뒤로 밀려 시청률 하락과 광고매출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유료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케이블TV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T커머스협회,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등에 8VSB에서 데이터홈쇼핑 편성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8VSB는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TV에서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전송 방식으로, 2002년부터 케이블TV가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재송신할 때에 한해 8VSB 방식을 사용토록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7년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8VSB 비중은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중 13.2%(405만8916명)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홈쇼핑은 TV와 커머스를 합쳐 T커머스라고도 불리는데, 일방적으로 광고 방송을 송출하는 TV홈쇼핑과 달리 고객이 상품을 직접 검색하고 결제할 수 있는 양방향 홈쇼핑 채널을 말한다.

데이터홈쇼핑은 그동안 아날로그 방송과 8VSB에서는 송출되지 않았다. 이에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정부에게 디지털 방송에 준하는 8VSB에서도 데이터홈쇼핑 편성이 가능하도록 요구해왔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케이블TV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2016년 기준)에 달한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사들이 데이터홈쇼핑 편성과 관련, 약관 신고 전에 시청자의 시청권과 PP업계를 보호하는 방안을 담은 이행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시청자 보호 방안으로는 향후 2년간 21번보다 높은 채널 번호 대역에 데이터홈쇼핑 채널을 배치하는 방안과 홈쇼핑 채널 숨김 기능을 시청자에게 상세히 안내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PP업계 보호 방안으로는 향후 3년간 PP 채널 번호 변경 시 10개 채널 범위 내에서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또한 기본원칙으로 디지털 방송 100% 전환(아날로그 신호 컷오프)을 내걸었다.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은 케이블TV업계 4위 사업자(가입자 점유율 기준) CMB 뿐이다.

황큰별 과기정통부 방송채널사업정책팀장은 “케이블TV사와 8VSB에서 데이터홈쇼핑을 편성하려면 시청자 보호 방안과 이행에 대한 확약서를 약관 신고 전에 내도록 했다”라며 “대상은 디지털 전환이 완료된 케이블TV사로 컷오프 기준”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PP업계가 유료방송사의 홈쇼핑 채널 과다 송출로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침해하고 있다며 8VSB에서 데이터홈쇼핑 편성을 반대해왔다. PP업계는 이에 더해 낮은 채널 번호 대역에 홈쇼핑 채널이 난립해 일반 PP 채널의 번호가 후순위로 밀려 시청률 하락, 광고매출 감소 등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PP업계는 이번 정부 방침에 PP 보호 방안이 포함하긴 했으나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PP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사이에 홈쇼핑이 과다하게 편성돼 일반 PP의 번호 접근성이 저해되고, 나아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의 시청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