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학살 생존자 "한국군, 사과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2018-04-19 17:08
21일·22일 한국 정부 책임 묻는 '시민평화법정' 열려

[사진=연합뉴스]


한국군에 의해 동생을 잃은 베트남 꽝남성 퐁니 마을 출신인 응우옌티탄과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60·여)은 한국 국회를 찾아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동생을 잃은 사연을 털어놨다.

응우옌티탄씨는 "왜 한국군은 여성과 어린아이뿐이었던 우리 가족에게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나요"라며 "어째서 한국군은 끔찍한 잘못을 저질러놓고 50년이 넘도록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나요"라고 호소했다.

그는 "죽은 남동생은 한국군이 쏜 총에 입이 다 날아갔다"며 "남동생이 울컥울컥 피를 토해낼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렸다.

두 증언자는 학살로 어머니, 언니, 남동생, 이모, 사촌 동생까지 모두 5명의 가족을 잃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날의 잔인한 학살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며 "한국 참전군인들의 사과를 받고 싶다. 최소한 사과가 있어야 용서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21일·22일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이뤄지는 시민평화법정에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법정에서는 퐁니·퐁넛 마을 사건에 참가한 참전군인의 영상과 증언 등을 검증하고 22일 최종 변론을 통해 판결을 낼 예정이다.

응우옌티탄씨는 "법정에 선다는 두려움에 무섭고 떨리지만 50년 전 억울하게 희생된 우리 가족 때문에, 고통스럽고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을 세상에 말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