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특집 외고] 베트남 주식시장 여전히 “핫”하다

2018-04-17 04:00

[그래픽=임이슬 기자 ]

 

부쑤 언토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전문연구원

[사진=한국투자증권]


베트남 경제는 젊은 인구 구성, 교역에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 등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여,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베트남 금융시장은 이머징 시장 가운데 낙관적인 성장 전망, 규제 완화, 환율 안정 등으로 매력적인 금융투자 유망처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호찌민 거래소
 
베트남 주식시장은 호찌민(HoSE), 하노이(HNX), 업컴(UPCoM) 등 3개 시장으로 나눠져 있다. 대형주가 위주로 상장한 호찌민거래소의 VN지수는 베트남 시장의 대표적인 지수이며 한국의 코스피지수와 비교적 유사하다.

2000년 7월에 100P로 출발했고 2018년 4월 초 현재 1,200선을 상향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호찌민거래소의 상장 종목수가 거래소 개장에는 당시 2개 밖에 없었으나 현재 351개로 150배 늘어났다. 호찌민거래소 VN지수의 시가총액은 1,430억달러로 베트남 전체 주식시장(VN지수, HNX지수, UpCOM지수)의 7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는 주로 호찌민거래소에 집중되고 있다.
 
하노이거래소(HNX지수)에는 384개 상장 종목 가운데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고, 업컵(UPCoM) 시장에는 소형주와 IPO후 호치민거래소와 하노이거래소에 상장 준비하는 종목들이 등록되어 거래되고 있다. 이 두 시장은 각각 한국의 코스닥과 코넥스 시장과 비슷한 개념이다.
 
베트남 VN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간단위로는 2012년 17.7%, 2013년 22.0%, 2014년 8.1%, 2015년 6.1%, 2016년 14.7% 등으로 7년 연속 상승했다.

특히 2017년에 48% 급등했고 올해 들어도 22.4% 추가로 상승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4월초 기준으로 필리핀 (-7.6%), 중국 (-5.1%), 인도네시아 (-2.0%), 태국 (-0.2%), 인도(-0.7%), 말레이시아 (+2.7%) 등 대부분 아시아 이머징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 추가상승 여력 여전히 남아있어…금융시장 구조조정 긍정적

베트남 지수의 상승 주요 원인으로는 금리 하락, 환율 안정세, 경제 회복, 개인들의 시장 참여 증가, 기업실적 개선, 증권사 신용대출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자본시장 개방, 친시장적 정책 기대, 해외 자금 유입,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VN지수가 장기적으로 추가로 상승할 여력은 남아있다. 
 
베트남 금융 시장 구조조정이 갈 수록 강화될 것이다. 2016~2020년 전반적인 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 시장의 구조조정 강화는 2017~2018년 실행될 계획이다. 특히 은행권 부실자산 정리를 2018년까지 완수하기 위해서는 매입 부실자산의 매각이 이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영기업 부문의 IPO 및 정부지분 매각도 2018년에 우선 순위로 이루어질 것이다.

금융시장의 구조조정이 갈수록 강화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이다. 특히 정부는 2018년까지 은행권 부실자산 정리를 완료할 계획이며, 내년부터 매입 부실자산의 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다. 

국영기업의 민영화 속도가 빨라지는 점도 자본시장 개방의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베트남은 2007년 초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2018년까지 자본시장 개방, 각종 투자 분야의 문호개방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베트남에서는 석유, 가스, 전력, 통신 등 독점적 기업은 물론 인프라, 소비재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 기업에 대해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에는 전력공사, 통신공사 등의 대형 국영그룹들이 민영화될 예정이다. 우량 기업들이 상장되면 개인들을 비롯한 해외자금은 추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8월에 베트남 파생상품시장이 문을 열었다. 주가지수 선물은 유일한 파생상품으로 거래되고 있으나, 국채선물, 워런트 등 신규 상품이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금융 시장에서의 투자기회가 점점 많아지면서 자본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베트남 주식시장의 특성상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개인 자금이 선물시장으로 유입되면 시장 유동성은 확대될 것이다. 파생시장 참여 조건을 충족한 5개 증권사들만이 수혜를 누릴 것으로 판단된다.
 
베트남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70~80%로 집계된다. 높은 투기성에 따른 리스크 축소 및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베트남 정부는 저가주의 호가 단위를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거래비용이 줄어들고 시장 변동성이 축소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 한편 그 동안 적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당일매매는 시스템 구축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지연됐는데, 머지않아 적용될 예정이다. 당일매매가 적용된다면 시장 유동성 보강, 자금 회전 속도 상승 등의 효과로 기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베트남 금융시장 전반 안정세···외국인 투자한도 상향에도 기대감

환율 제도 변경, 은행권의 건전성 개선 노력, 처벌 규제 강화 등으로 베트남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작년 말 베트남 은행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고 등급이 추가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등급 상향을 고려하는 배경으로는 베트남 경제여건의 개선에 따라 은행권이 보유 중인 신용자산의 질적 개선, 자금조달 능력과 유동성 개선 등이 있다. 구조조정, 부실자산 처리, 국제기준 바셀II 도입, 은행간 인수합병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등급 상향 조정이 예상됨에 따라 베트남 금융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가 높아질 수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로 올해 들어 새로운 환율관리제도가 도입됐다. 그 동안의 정책이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특별한 경우에만 기준환율을 인상했다면,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후에는 교역 및 투자 순위, 외채 규모 등을 기준으로 원화를 포함한 8개의 주요 통화(미국, 중국, EU, 일본, 한국, 태국, 대만, 싱가포르)바스켓을 근거로 은행간 단기 수급을 예상하면서 매일 베트남 동(VND) 기준환율을 공시하는 제도로 전환됐다.

이러한 신규 환율제도는 국내 및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화를 반영하고 투명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2018년 4월 초 현재 기준환율은 22,475동으로 연초대비 0.2% 상승에 그쳤고, 같은 시간에 시중은행 고시환율은 22,835동으로 올해 들어 0.4%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한도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도 매우 높다. 베트남 정부는 일부 업종에 대한 외국인 주식보유 제한 규정을 철폐한 후 많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주주 총회를 열어 외국인 투자한도를 상향 조정했다. 대표적으로는 시가총액 2위 유제품 업체 비나밀크, 보험업체 PVI, 의료기기 유통업체 DMC 등이다. 베트남 투자기획부가 석탄, 사료수입, 인프라운영 등 세부적인 67개 업종에 대해 외국인 투자한도를 상향 조정할 계획도 있다.
 
앞으로도 기업실적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회복, 선진국 수요 증가, 국내 대출금리 하락, 온라인 사업확대, 비용절감 등이 효재로 보인다. 올해 베트남 상장기업들의 매출 및 순익 증가율 컨센서스는 각각 15%와 10%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2017년 베트남 증시는 강세를 유지해 6년간 총 180% 올랐다. 이에 따라 현재 밸류에이션이 그리 낮은 편은 아니다. 2018년 4월초 12MF PER는 20.3배로 최근 7년간 평균치인 13.4배보다 높아 고평가에 대한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 하락 조정으로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이며, 견고한 펀터멘탈 유지,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장기적 상승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