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베트남 ①] "IT 분야로 '제2한국' 꿈꾼다"...젊은층이 바꾸는 베트남

2018-04-16 08:31
인터넷 인구 성장률 17년새 3만1900% 성장...스마트 사회 변모
젊은층 수요 압도적...광범위한 3G 인프라 보급 일조
관광 부흥에도 IT 활용도 높아...베트남 IT 산업 성장세 주목

지난 1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인권 활동가인 한 남성이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메시지를 자신의 휴대폰에 작성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로이터]


#. 베트남에 살고 있는 25세 남성인 응우옌꽝낫(NGUYEN QUANG NHAT)은 하루 8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은 주로 SNS 등을 통해 메시지를 교환하거나 연락할 때 사용한다. 직장에서도 인터넷을 활용하는 시간이 길다. 3G 인프라 환경 덕분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간 자료 공유나 이메일 주고 받기 등의 업무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 인터넷은 베트남에 거주하는 30세 직장인 여성 레 우옌 푸옹(LE UYEN PHUONG)의 일상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인터넷 이용 시간만 하루 12시간 이상을 훌쩍 넘는다. 직장이나 집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덕분이다. 스마트폰으로는 SNS로 연락을 하거나 뉴스를 읽는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SNS를 통한 친구 찾기나 블로그 작성 등에서 편리함을 느낀다.
 
베트남 젊은이들의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인프라도 확장되는 추세다. 젊은층의 수요를 바탕으로 베트남이 스마트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 17년 새 3만1900% 성장...젊은층이 바꾸는 스마트 베트남

인터넷월드스태츠(Internet World Stats)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베트남의 인터넷 사용자는 6400만명으로, 전 세계 13위 수준에 올랐다. 2018년에는 약 30% 늘어난 9649만 1146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인터넷 인구 성장률은 3만1900% 증가했다.

베트남 정보기술(IT) 산업은 다른 아세안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저조한 편이나 현재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인터넷 보급률은 66.3% 수준이다. 3G 인터넷 서비스가 광범위하게 보급돼 있어 언제 어디서든 무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조만간 4G 서비스 보급을 위해 실험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현지 인터넷 속도는 한국보다는 다소 뒤떨어져 있지만 아세안 지역 전체와 비교할 때는 인터넷 접속 비율이 높은 편이다.

베트남의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의 배경으로는 '젊은층의 수요 증대'가 꼽힌다. 베트남 전기통신국(VNTA)에 따르면 2017년 5월 기준 트래픽 발생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총 1억1641만4913명으로 이 중 2G 가입자와 3G 가입자는 각 6743만8594명(57.9%), 4897만6319명(42.1%)에 이른다.

위아소셜(We are Social)사가 집계한 베트남 내 지정 휴대폰 번호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63%에 달하는 5950만명이다.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보유한 18세 인구 비율도 각 93%, 55%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모비폰(Mobiphone), 비나폰(Vinaphone) 등 주요 이동통신사들의 4G 데이터 패키지 상품 출시로 이동통신 시장의 분위기 전환이 예상된다. 이동통신도 베트남의 유망 IT 산업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 관광업 부흥에도 IT 먼저...관련 산업 속속 부상중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이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 기반 관광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인프라와 무관하지 않다. 베트남 현지매체인 베트남넷 브리지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90%는 인터넷을 통해 관광 정보에 접근한다는 판단에 따라 인터넷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안을 마련, 관련 기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일단 베트남 여행 관련 기업인 하이테크사는 블록체인 4.0 기술을 사용하여 객실과 항공료를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80만개의 호텔, 전 세계 항공사와 연계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온라인 비자 신청도 가능하게 했다. 또 다른 온라인 예약 웹 사이트에는 베트남 내 다수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과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 홀딩스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온라인 관광 관련 성장과 수익 측면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2025년까지 온라인 관광에서 9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쇼핑과 서비스 등 관광과 관련된 부가가치 사업을 잘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선행 경험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IT 인프라와 관광을 결합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BMI 리서치는 최근 조사를 통해 베트남 IT 산업이 2015년 기준 약 30억달러 규모로, 2019년까지 연평균 11.6%씩 성장해 전체 시장 규모가 약 47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취재 보조 : 응우옌민탄 아주경제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