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고개 든 ‘괴물’…커터‧커브로 눈떴다

2018-04-12 18: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괴물’이 고개를 들었다. 똑바로 날아오다 뚝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 우타자 몸 쪽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컷패스트볼(커터)는 스트라이크존을 예리하게 통과했다. 류현진(LA 다저스)을 다시 일으킨 ‘괴물’의 변신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11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고, 단 1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만 내주는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던 시즌 첫 등판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마운드에 우뚝 섰다.

이날 류현진의 제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포수가 원하는 구석구석을 찔렀다. 총 90개의 투구 수 가운데 25개가 커터였다. 강력한 무기였다. 때론 결정구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었다. 다양한 구종으로 구속을 자유자재로 조절했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을 멀뚱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루킹 삼진을 당하거나 방망이가 헛돌았고, 타격을 해도 힘없는 땅볼이 나왔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예전에는 체인비업을 많이 던졌는데, 이번 시즌은 다양한 구종을 많이 섞었다”며 “난 스피드로 제압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제구가 잘 될 때 편하게 경기가 진행되는 것 같다. 컨디션이 좋고 제구가 잘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의 이날 투구를 극찬했다. 로버츠 감독이 칭찬한 구종 역시 커터.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정말 잘 던졌다. 직구는 홈 플레이트 양쪽 끝을 파고들었고, 우타자를 상대로 던진 커터는 경기 내내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시즌 첫 승과 함께 불안했던 5선발 입지도 다시 굳혔다. 다음 등판 때 또 한 번의 호투로 확실한 신뢰를 심는 일만 남았다. 팔꿈치 수술 이후 다양한 구종을 무기로 재기에 나선 ‘괴물’의 변신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