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기업, 2022년까지 천연물 제품 10개 개발...글로벌 시장 점유율 2배↑

2018-04-11 10:21

 

정부 출연연과 기업이 손잡고 한반도 천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 오는 2022년까지 글로벌 수준의 천연물 제품 10개를 창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배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서울대학교에 위치한 바이로메드 연구소에서 이진규 제1차관 주재로 이 같은 골자의 '한반도 천연물 혁신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지난해 9월 발표된 '바이오경제 혁신전략 2025'의 실현 방안 중 하나로, 과학기술을 통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천연물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추진된다. 특히 한반도의 고유 자원을 남북 공동으로 발굴하는 '한반도 프리미엄'을 창출해 나가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최근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안전하고 인체친화적인 천연물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천연물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글로벌 천연물 제품 시장은 연 7% 이상 성장하는 유망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위스의 파마톤사는 인삼의 유효성분인 '사포닌'을 분리·정제해 과학적 기능을 규명, 전세계 인삼제품 시장의 40%(연매출 3억달러)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전통의학연구원의 투유유 교수는 전통 약재인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특효약 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해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한류열풍 등에 힘입어 천연화장품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고, 천연물의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이 이뤄지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산약 및 부채마(마과의 풀)를 원료로 개발 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를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 총 19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출연연 등에 축적된 인프라 및 기술을 활용, 글로벌 수준의 천연물 제품을 10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반도 천연물 확보 △과학적 원리 규명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등 3대 전략의 9대 세부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2022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현재 2.2%(15조원)에서 2022년 4%(39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한반도에 소재하는 4000여 종의 전통 천연물 확보를 위해 '천연물 빅데이터 센터(가칭)'를 지정해 유용 천연물의 성분, 구조, 산지 등의 정보를 포함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100여 종 이상의 천연물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과 공동연구 방안도 모색하고,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대응한 국산 천연물 확보도 추진한다.

천연물 연구 단계별 과학적 원리 규명을 위해서는 천연물 성분의 구성 및 함량을 초고속으로 분석하는 탐색(스크리닝) 시스템을 개발하고, 천연물의 인체 내 작용 원리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경험적으로 입증된 천연물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동물 모델 등 요소 기술도 구축한다.

아울러 KIST, 생명연, 식품연, 한의학연, 김치연 등 분야별 출연연이 참여하는 '출연연 합동 지원단' 및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천연물 혁신성장 추진단(가칭)'을 구성할 방침이다. 유망 천연물 신소재를 제품 개발로 연계하는 기업-출연연 공동연구 프로그램인 '혁신성장 선도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한반도 전통 천연물의 프리미엄 창출을 통해 바이오경제 2025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남북관계 등 여건 조성 시 한반도 천연물 확보를 위한 남북 공동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략 발표 뿐 아니라 출연연-기업 협력방안 등 전략 내 세부과제에 대한 산·학·연 전문가들의 주제발표 및 자유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