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역할' 부각되는 중국…북미 정상회담 장소 제공할까

2018-04-08 14:47
홍콩 정론지, 북중정상회담서 베이징 개최 논의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단둥 '중조우의교' 개최 가능성도

중국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교인 압록강대교(중국명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 [사진=AP연합뉴스]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중국역할론'이 강조되는 가운데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중국에서 열릴 가능성도 커졌다.

홍콩 정론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8일 최신호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만나서 북·미 정상회담을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논의에서 중국 존재감이 커지면서 중국 개최설은 힘을 얻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앞서 5일 중국 정부 주도 국제회의인 보아오아시아포럼 참석차 중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절대적으로 핵심적 역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북·중 정상회담이 중국에서 열리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베이징을 회담 장소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중국이 주재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한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도 회담장소로 거론된다. 이곳엔 북한 신의주까지 연결되는 압록강대교, 중국어로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가 불리는 철교가 있는데 이곳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 신문은 완전히 중국 땅도, 북한 땅도 아닌 접경지역인만큼 미국으로서도 받아들이기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비록 상징적 의미가 있고 중립지역이긴 하지만 이미 4월말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는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누가 먹고 남긴 빵을 먹는 걸' 절대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판문점보다는 제주도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89년 이탈리아 지중해 작은 섬나라인 몰타 해역에 정박된 소련 선박에서 '선상회담'을 가진 것처럼 색다른 곳에서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한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