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500억 달러 관세 '맞대응'…에테르 반덤핑 관세 인상

2018-04-04 16:47
中, 美·EU 에테르 화학제품 반덤핑 관세 연장…최고 75.5% 관세 부과
상무부, 외교부, 주미대사관 일제히 규탄 성명…추가보복 예고
환구시보 "美 치명적 약점 때려야…대두·자동차·항공기등 보복대상 거론"

미중 무역전쟁. [그래픽=아주경제DB]


미국이 3일(현지시각) 중국산 제품에 500억 달러 관세품목을 발표한 당일 중국이 미국산 화학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일단 ‘응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4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업체에서 수입한 에틸렌 글리콜 모노부틸 에테르(EGBE)와 디에틸렌 글리콜 모노부틸 에테르(DEGBE), 두 종류 화학제품에 대해 오는 12일부터 10.8~75.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상무부가 지난 2013년 1월 25일부터 5년간 미국과 EU에서 수입한 에틸렌 계열 두 종류 화학제품을 대상으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을 추가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반덤핑 관세율은 기존의 9.3~18.8%에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상무부는 “지난해 2월 8일 중국 장쑤(江蘇) 더나(德納)화학가 국내 관련 업계를 대표해 미국과 EU 업체의 덤핑 상황이 가중돼 확정된 반덤핑 세율을 초과했다고 주장하면서 재심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담당 기관이 지난해 4월12일부터 관련 조사를 실시했으며, 세율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상무부는 전했다.

반덤핑 관세 부과 대상은 미국 에퀴스타 케미컬(37.5%), 이스트먼케미컬(46.9%), 다우케미칼(75.5%), 기타(75.5%) 등이다. 이네오스 케미컬 등 EU 업체들은 미국기업보다 적은 10.8~43.5%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웹사이트를 통해 5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제품 품목 1300여개를 공개한 후 몇 시간 만에 나온 발표로, 사실상 미국의 통상 압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USTR에 따르면 25% 고율관세를 부과할 1300개 품목은 주로 의료, 항공, 반도체 기계, 정보통신(IT), 산업용 로봇, 화학 등 대부분이 첨단산업 분야에 걸쳐 있다.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등과 같은 중국 제조업 강국 도약 전략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중국 상무부, 주미 중국대사관, 외교부 등이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고 추가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대변인 담화문에서 “이는 전형적인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 행위로 중국은 강력히 규탄하고 결연히 반대한다"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담화문은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 관련 규정에 따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동등한 세기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의 그 어떠한 보호무역조치에 맞설 자신감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산 관세 부과 품목을 공개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관련 행위를 WTO 분쟁해결기구에 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성명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예의"라며 향후 추가 보복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미국의 새로운 공격에 반격, 치명적 약점을 찾아 때려야'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해 미국에 경고했다.

사평은 "어차피 시작된 무역전쟁으로 미국이 세게 나오면 중국도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정확하게 때려야 한다"고 강력한 보복을 요구했다. 특히 사평은 구체적인 공격 대상으로 미국의 대두와 옥수수 등 농산품과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보잉 항공기 등을 거론했다. 

둥옌(東艷)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국제무역실 주임은 21세기경제보를 통해 “중국이 조만간 강력하면서도 절도 있는 반격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양국간 무역마찰 제2라운드가 긴장기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통제 가능한 범위”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이 발표한 관세 부과 대상은 5월 15일 청문회를 거쳐 22일까지 업계 이의를 수렴한 후 6월 초에야 시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양국간 협상의 여지가 있음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