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의 스타강사 메가스터디 현우진의 성공 신화

2018-04-04 14:00
사교육 시장에서 아이돌급 인기 구가…몸값 상상초월

[사진=유튜브/메가스터디 현우진 강의 캡쳐]


2017년 남자의 매력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었다면 단연 뇌섹남일 것이다. 이 뇌섹남에도 분야가 있다. 한국사에서는 설민석이, 인문학에서는 최진기가 명성을 떨치며 tvN 예능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이들 못지 않은, 아니 어쩌면 이들보다 더 유명할지도 모르는 뇌섹남이 있다. 바로 수학 인강계의 스타 현우진이다.

▲오프라인 주름잡던 현우진, 메가스터디로 온라인시장 입성

지난 2014년 11월 국내 최대 교육기업인 메가스터디가 대치동 학원가에서 명성을 떨치던 현우진을 전격 영입한다고 했을 때, 업계는 물론 언론도 떠들썩했다.

현우진은 메가스터디에 영입되기 전부터 명인학원, 미래탐구 등 대치동 오프라인 학원에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수학영역 강사로 활동하며 강의력을 인정받는 등 이미 유명한 스타 강사였다. 뛰어난 강의력으로 대치동 수험생들을 사로잡으며 수강생 2천2백여 명(2014년 10월 현장 수강생 기준)이라는 오프라인 최대 수강생 기록을 보유했던 그가 온라인 교육 시장에 뛰어든 것 자체가 사교육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꽤나 큰 뉴스였다.

현우진의 강점으로는 수능시험의 본질에 충실한 문제 분석과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제풀이 방식이 꼽힌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강점은 수험생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딱딱하고 어려운 것으로만 인식되던 수학강의에 재치와 농담, 적절한 비유 등을 섞어가며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강의 끝까지 유지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그의 힘이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강의에서도 통하며 더 유명해졌다.

▲수학콘서트 조기 매진 등 아이돌급 인기

2014년 메가스터디에 입성한 현우진은 약 3년 만에 온라인 수능 업계에서 명실상부한 대세 강사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대치동에서 인정받은 강의력이 전국구 인강 수험생들에게도 그대로 통했던 것이다. 고등학교 수험생의 관심을 가장 핫하게 반영하는 네이버/구글 트렌드 지수에서도 업계 수학 강사 중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는 현우진 수학강의에 대한 후기가 넘쳐난다. 하나 예를 들면 2107년 수시로 이화여대 간호학부에 합격한 유미연씨는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우진의 강의를 들으며 수능 수학에 대한 감을 잡았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고2 겨울방학 때 뒤처진 이과 수학을 집중 공략했는데 현우진의 강의를 들으며 수능 수학에 대한 감을 잡았고 3학년 첫 번째 모의고사에서 수학 성적을 1등급으로 끌어 올린 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수학강의에 콘서트를 결합해 자신만의 학습콘서트 브랜드를 구축했다. 지난 2014년 처음 열린 이후, 수험생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수학콘서트가 열릴때마다 연이어 전 좌석 조기매진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영향력은 수학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수능을 하루 앞두고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해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을 때도 그는 SNS를 통해 학생들에게 "유난 떨지 말라"며 마음을 다잡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영상과 함께 공개한 글에서 "우선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수험생들이 없기를 바란다. 일주일, 168시간이 다시 주어졌다. 수험생 중 누군가는 '일주일만 더 있었으면' 하는 친구들도 있었을 텐데, 지진이라는 돌발 이슈로 정말 그 시간이 다시 생겼다"고 말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스타강사의 말은 하나도 사소한 게 없다. 그들의 전문 영역을 제외하고서라도 전반적인 컨디션 관리와 심리적인 안정유지 등, 이미 현우진은 수험생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아이돌과 다를 바 없었다.

▲다른 스타강사들과의 차이점은?

일각에서는 그의 이러한 성공 신화를 두고 결론 중심의 한국 수학이 아닌 사고 중심의 미국에서 수학을 전공한 것을 꼽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미국 스탠퍼드 수학과 출신이다.

소위 기존의 수학 일타 강사(1등 스타 강사의 줄임말)들은 정석으로 한국형 입시 수학을 위해 공부하고 가르쳐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수능에서 고득점을 위한 시험용 수학이라는 이미지가 많았다.

반면 현우진은 수학적 사고방식이 매우 자유롭다는 평가다. 별 어려운 용어를 언급하지 않고도 쉽게 가르쳐 수험생들의 이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이유로 같은 개념이라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우진의 설명은 기존의 문제 풀이를 기술적으로만 접근해온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매우 참신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 문제집에 동그라미 치는 재미를 넘어 새로운 것을 배움으로써 느끼는 지적쾌감을 주는 것이다.

한 교육업체 관계자는 "사교육 시장에 진출하는 교육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일타강사에 거액을 주고 영입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우진 역시 엄청난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그의 몸값이 억소리가 난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닌 이유다.

[사진=메가스터디 현우진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