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 점검] 미분양 5만가구… 청약시장도 양극화 심화

2018-04-04 15:23
지방 미분양 물량 1년새 20% ↑… 악성 준공 후 미분양은 2배 급증
지방 청약 시장도 찬바람… 미분양 속출해 1명 청약 단지도

[표=국토부 제공]


지방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역 경기가 꺾인 가운데 공급 과잉,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933가구로 전년 같은 때(4만3049가구)보다 18%나 급증했다.

2015년 3만가구대였던 지방 미분양 주택은 이후 꾸준히 늘어나면서 올해 들어 5만가구를 넘어섰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이 같은 기간 3만가구 수준에서 9970가구까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악성으로 꼽히는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9192가구로 전년(4989가구)보다 2배 가깝게 증가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경남은 미분양 주택이 1만2914가구에 달했다. 특히 창원시는 미분양 주택이 5625가구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았다. 거제시는 1739가구, 통영시는 1431가구, 김해시는 1398가구였다.

경북은 미분양 주택이 8237가구로 집계됐다. 포항시(2072가구), 구미시(1625가구), 김천시(1410가구), 경주시(1179가구) 등이 각각 미분양 물량 1000가구를 웃돌았다.

충남과 충북은 각각 1만1002가구, 4526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있었다. 강원은 미분양 물량이 전월 대비 72% 급증하면서 4636가구였다. 이어 부산(2937가구), 전북(1667가구), 전남(1211가구), 대전(1210가구) 등 순이다.

문제는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데 반해 지방 청약시장에는 찬바람이 불며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투유를 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올해 분양한 45개 아파트 가운데 29곳이 1순위 청약에 실패하는 등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단 한 명만 청약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반면 서울의 경우 강남권을 중심으로 '로또 아파트' 기대감에 청약시장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8단지 재건축인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평균 25대 1, 최고 90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영등포구 당산동 5가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인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평균 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