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디지털]"넌 내게 진짜야 푸초 앙"
2018-04-04 17:50
육체없는 대상에게 사랑 느끼는 시대 올지도
2014년 5월에 개봉한 미국 영화 'Her'은 대중적인 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나 사랑받는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인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다. 아름다운 글로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이혼한 뒤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아니 운명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바로 AI인 사만다와의 조우. 사만다는 사람이 아니지만 테오도르는 그녀와 깊은 대화를 이어가면서 행복을 되찾는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육체가 없는 AI에게 사랑을 느낀다? 실체가 없는 대상에게 그런 감정을 가지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의 모티브가 어느 정도 투영된 상품이 일본에서 프로모션을 앞두고 있어 흥미롭다. 고글을 쓰면 미소녀가 껌을 먹여주는 체험을 제공하는 상품인 프로젝트 '푸초 4D 고글 앙'이 그것이다.
'푸초 4D 고글 앙'의 사용법은 이렇다. 기계에 푸초를 장착하고 HMD를 쓴 다음 영상을 보기만 하면 된다. 화면에는 일본 유명 아이돌 하시모토 칸나가 여고생으로 등장해 사용자를 향해 '푸초 앙'이라는 대사와 함께 껌을 먹여주는 시늉을 한다.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있으면 이 화면에 맞춰 기계가 작동해 자동으로 껌을 먹여준다. 회사 측은 이 기기가 '앙~'하는 소리에 맞춰 작동하도록 돼 있는 최첨단 제품이라고 소개하며, 현재 총 3개의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아직 기기가 시판될지 여부는 알 수 없는 가운데, 회사 측은 오는 5월 6일까지 자사 트위터 계정 프로모션 페이지를 리트윗하는 대상 중 2명을 추첨해 실제 '푸초 4D 고글 앙'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만약 이 제품이 몇년 앞서 판매돼 영화 'Her'에 등장했다면 테오도르에게 꽤 잘 어울렸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 전체를 함축하는 대사였던 "넌 내게 진짜야 사만다"는 이렇게 변주되어 우리에게 전해졌을지도.
"넌 내게 진짜야 푸초 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