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인가 미북정상회담인가

2018-04-02 10:38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 언론이 ‘미북정상회담’으로 명칭을 써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북한 정권에 대한 정당성 여부와는 별개로 분단국가라는 특성에서 북한을 먼저 쓰면서 ‘북미정상회담’으로 부르고 있다.

정부 당국도 명칭을 ‘북미정상회담’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부 언론이 ‘미북정상회담’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정통성이 떨어지는 북한을 먼저 쓰기 보다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을 중시한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북정상회담’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대중, 대일 회담에 대해서는 ‘북중정상회담’, ‘북일정상회담’으로 쓰고 있는 것도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중시하면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회담 용어 하나를 놓고도 매체의 대북관, 국가관이 드러나는 셈이다.

한반도 주변 흐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주변국 정상간의 회담이 잇따라 이어지면서 이처럼 정상회담을 부르는 명칭에서도 차이가 일어나고 있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전격적으로 북중정상회담을 우선 열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처음 외국 정상과의 만남에 나선 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상황에 따라 북러정상회담, 북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북한 비핵화 과정의 진행에 따라 3자 또는 4자가 참여하는 남북미정상회담, 남북미중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매체도 3자나 4자 참여 회담은 순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남과 북 사이에 '남미북정상회담', '남미북중정상회담'으로 쓰기에는 아무래도 대칭관계 등을 고려할 때 어색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