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등 뒤로 치킨박스 투척, 옛날 팬들은 더 과격했다?
2018-04-01 10:03
지난 31일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36)가 퇴근길에 봉변을 당했다. 한 관중이 투척한 치킨박스에 등을 맞았다. 롯데자이언츠는 3월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5-0으로 패했다. 롯데는 8회말 동점을 만들었으나, 9회초 마무리 손승락이 대거 5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개막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에 분노한 팬이 있어서는 안되는 불상사를 저지른 것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져졌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팬들의 행동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과격했다.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몇몇 몰지각한 관중들의 도가 넘는 행동이 종종 일어났었다. 1986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해태의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관중이 해태 선수다 버스에 불을 지르거나, 1999년 롯데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오물 투척을 하면서 선수들과 관중 사이에 난동이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았따.
이뿐 아니다. 2012년 5월 6일 LG와 두산의 경기가 펼쳐진 잠실구장, 3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수비를 하고 있던 박용택을 향해 얼음이 담긴 1.5L 페트병을 던졌다. 페트병을 주워든 LG 중견수 이대형은 물끄러미 얼음병을 바라보며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벽돌이나 다를바 없는 얼음병에 맞았다면 얼굴이나 신체부위를 크게 다칠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2011년 6월 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기아의 경기에서도 따지도 않은 맥주캔을 경기장 안에 던져 이종범이 큰 부상을 당할뻔 했다. 그 외에도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길을 내주지 않는 사건, 2011년 김성근 감독의 사퇴에 항의하는 SK 팬들이그라운드에 들어와 마운드 위에서 유니폼과 깃발 등을 태우는 소동을 부린적도 있다. 같은해 LG팬들이 요청한 청문회에 등장한 당시 박종훈 감독을 향해 오물을 던지는 사건도 있었다. 오물을 투척한 팬이 잡혀 연행되거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 모든 상처는 팀과 선수단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감내해야만 하는 일들이었다.
대다수 관주들은 정말 매너있께 야구를 관람하고 즐긴다. 팀이 지더라도 끝까지 열정적으로 응원한다. 하지만 극소수의 몰지각한 관중들이 문제다. 이런 관중들은 팬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그저 난동꾼일 뿐이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프로야구 선수들. 하지만 지나친 애정은 무관심만 못하다. 이 같은 '난동꾼'들에게 KBO와 구단은 좀 더 엄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만약 안일하게 넘어가고 사건을 덮는 데만 급급하다면 800만 관중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