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6·13!] 박원순 “3선 도전으로 ‘서울 10년 혁명’ 완성할 것”
2018-03-29 06:00
민선 첫 3선 도전…文정부와 호흡 절호 기회
지난 6년간 체질 개선 이젠 공동체적 삶 완성
지난 6년간 체질 개선 이젠 공동체적 삶 완성
박원순 서울시장(62)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랑, 미래, 평화라는 가치와 권리에 최우선으로 투자해 개발 중심의 양적성장의 시대의 후유증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6·13 지방선거에서 민선 최초의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우스갯소리로 서울이 한양으로 불렸던 조선 시대 이후에 없던 일이다.
정치권에서 지방자치단체장 3선은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자칫 행정가 이미지가 고착돼 정치인으로서의 ‘성장’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에 대한 공과(功過)는 오로지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전임자 탓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21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스피릿(Spirit·정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3선에 대한 당위성도 연장선상에서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서울 스피릿의 연속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지난 6년은 체질을 개선하고 기초 체력을 강화해온 시간이었고, 이제 비로소 보다 건강한 도시로 나아갈 때”라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에선 장기적 관점에서 도시 미래 비전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다소 생소하지만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약 11년), 켄 리빙스턴 전 런던 시장(8년) 등의 도시 사례를 보면 일관된 철학으로 지방정부를 이끌어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항상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를 고민해왔다”면서 “시대의 부름, 시대의 사명에 충실한 삶을 살왔다는 것을 시민들께서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박 시장을 비롯해 박영선·우상호 의원 등 ‘3파전’으로 확정된 상태다.
그는 당장 본선보다 어렵다는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박 시장은 그동안의 성과에 따른 현직 프리미엄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안심할 수는 없다.
당내 경쟁후보들은 박 시장의 3선 도전과 정책 실패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출마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에 대해서는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을 전제한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이제는 당적도, 가는 길도 달라졌기 때문에 민주당의 후보로서 시민들의 지지와 동의를 얻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시장은 3선 도전의 또 다른 이유로 문재인 정부와의 ‘호흡’을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서울시장과 대통령은 늘 서로 다른 정당 소속이었다”면서 “시장으로 재임해온 지난 6년간 보수정권으로부터 굉장한 핍박과 탄압·고통을 받아왔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지난 2002년 김대중 대통령, 고건 서울시장 이후 16년 만에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같은 당 소속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다.
그는 ‘대권도전에 3선이 걸림돌이 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지금 내 머리 속엔 서울밖에 없다”면서 “서울시민의 삶과 미래를 지키고 대통령과 정부의 성공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민주당 경선 주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과 미세먼지 이슈로 화제를 옮기자, “강남 집값 문제를 지적하시려면, 현상뿐 아니라 문제의 원인부터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면서 자세를 고쳐 다시 앉았다.
그는 “최근 강남 일대의 집값 상승 현상은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한 후폭풍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 △이명박 정부가 2년 미룬 ‘재건축 초과이이익환수제’를 2017년까지 3년 더 유예 △주거 안정의 보루인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 완화(20%→15%) 등을 예로 들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박근혜 정부의 재건축 연한 단축에 강한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등 무분별한 부동산 경기 부양에 반대해왔다”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적극 협력, 동시에 임대주택 공급, 시기 조절 등 서울시 차원의 해법을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계속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나의, 내 가족의, 내 이웃의 숨 쉴 권리, 나아가 건강과 목숨을 위협하는 일상의 재난”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중교통 무료정책 등의 실패를 의식한 듯 “중국의 영향이 압도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유지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닌데 100%의 해법을 찾을 때까지 팔짱끼고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정부보다는 노력하는 정부가 낫다”고 항변했다. 현재 서울시는 미세먼지가 심할 때 휴교령을 내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상태다.
박 시장은 자신의 장점과 경쟁력은 ‘협치’와 ‘혁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이 촛불민주주의의 정신으로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고,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와 손발을 맞춰 새로운 대한민국의 정신을 현장에서 가장 잘 실현해낼 지방정부의 수장을 뽑아야 한다”면서 “각 생활 단위의 비민주적이고 부조리한 폐습들을 걷어내고 우리 모두 각자의 처지와 상관없이 소박하지만 평범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프로필
△1956년 경남 창녕 출생 △1972년 경기고 △1975년 서울대 사회계열 중퇴 △1979년 단국대 사학과 △1980년 22회 사법시험 합격 △1982년 대구지검 검사 △1986년 역사문제연구소 초대 이사장 △1995~2002년 참여연대 사무처장 △2006년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 △2007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2011년~ 현재 제35·36대 서울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