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추정 北 최고위급 방중…북중 관계개선 추진
2018-03-27 17:45
베이징서 中 최고지도부 회동, 27일 오후 떠나
남북·북미 회담전 사전조율, 中 지지 확인한듯
中 "北 가까운 이웃, 한반도 비핵화 역할할것"
남북·북미 회담전 사전조율, 中 지지 확인한듯
中 "北 가까운 이웃, 한반도 비핵화 역할할것"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최고 지도부와 회동했다.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및 사전 조율을 목적으로 방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홍콩 명보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북한 최고위급 인사와 수행단이 전날 베이징에 도착해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지도부와 면담했다.
명보는 "김정은 위원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고, 일본 산케이신문은 "김정은씨가 중국을 방문했다"고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측은 방중 인사의 정체에 대해 함구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등 인터넷에서 김정은 관련 글과 사진을 삭제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관련 내용도 함께 삭제돼 김여정이 김정은을 대신해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명보에 따르면 량윈샹(梁雲祥)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김정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이 여전히 한반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입증한 셈"이라며 "김정은이 중·미 관계 악화를 기회로 중국 방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북한 최고위급의 중국 방문은 최근 급변한 한반도 정세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만큼 사전에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조율 작업을 벌일 필요가 있다.
비핵화 의지를 밝혀 중국의 지지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중국도 냉랭했던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내 영향력을 확대해 이른바 '차이나 패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화에 적극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은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 기간 중 과거 김일성 주석이 묵었던 댜오위타이 영빈관 18호실을 내주고, 이동 시 무장경찰 호위를 비롯해 수십대의 경호 차량을 배치하는 등 최대한 성의를 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중은 가까운 이웃이고 전통 우호 관계가 있다"며 "중국은 북한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안정 유지에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최고위급 인사와 수행단을 태운 열차는 이날 오후 베이징을 출발했다. 방중 때 거쳐간 랴오닝성 단둥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