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UAE 왕세제, ‘한국 기업과 250억달러 계약’ 지시”

2018-03-27 06:59
한·UAE 국방협력 상징…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 면담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행사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계기로 석유·가스분야에서 25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신규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을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 제안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 즈음해 SK는 UAE 후자이라 지역 석유 저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삼성이 정유시설 개발사업에 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UAE 측은 한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전 건설을 수주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과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술탄 알 자베르 국무장관 겸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사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지시에 따라 문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의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전달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7일 밝혔다.

한국 기업들과의 실질 협력 분야는 ▲석유·가스 ▲신재생에너지 ▲항만·인프라 ▲원전 ▲농업분야다.

석유·가스 협력과 관련, UAE는 기존에 한국 기업들과 210억 달러 규모의 협력사업을 해왔으나,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기업들과 2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UAE는 올해 안으로 새롭게 추진 중인 아부다비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소수기업들만 초청대상이었으나 모하메드 왕세제가 한국 기업들을 꼭 초청하도록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또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가 오는 5월 주최하는 정유·석유화학 콘퍼런스에도 한국 기업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부다비 정부가 100% 출자한 미래에너지공사인 마스다르 사(社)가 중동·아프리카·태평양 지역으로 해외진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항만 개발과 인프라 협력과 관련, UAE는 칼리파 항에 20억 달러 이상을 추가로 투자해 물동량을 두 배 수준으로 늘려가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전략적 공동성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후자이라 항의 배후지역 개발을 놓고도 한국 기업들과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며, 한국기업들 만을 위한 산업지대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분야에서 UAE 측은 앞으로 한국의 사우디 원전 진출에 필요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한국 측과 조속히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UAE 측은 사우디에 "한국 기업과 함께 추진 중인 바라카 원전 사업이 가장 우수하고 안전하며 경제적이고 전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모델이며, 한국 만한 기술협력 파트너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주요 각료들에게 단순히 식량안보 측면이 아니라 경제성 측면에서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한국과 협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국의 온실과 같이 온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술을 통해 사막 곳곳에서도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UAE가 한국과의 실질 협력을 강화키로 한 것은 비공개 군사협정을 둘러싼 갈등 등이 봉합되면서 양국 간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UAE 방문과 그간의 특사 교환은 지난 정부 말기에 초래된 정상외교 및 고위급 교류 공백에 대한 UAE 측의 의구심 및 불안감을 일시에 해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간 국방협력의 상징인 '아크 부대'를 격려 방문한다.

아랍어로 '형제'라는 뜻을 지닌 아크부대는 평시에 UAE 특수전 부대의 교육훈련 지원과 연합훈련 등 군사교류 활동을, 유사시에는 UAE에 거주하는 한국교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 창설된 이후 150명 안팎의 병력이 8개월마다 교대로 파견되고 있으며 현재는 13진이 임무를 수행 중이다.

문 대통령은 아크부대 방문에 이어 UAE의 토후국인 두바이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를 면담한다.

UAE는 7개 토후국으로 구성된 연방국가로 관례상 아부다비 통치자가 대통령직을, 두바이 통치자가 부통령 겸 총리직을 겸직한다.

이어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알 막툼 총리와 함께 '2020년 두바이 엑스포 참가 계약 체결식'에 참석하고 이후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지난 5박 7일간 이어진 베트남·UAE 순방일정을 마무리하고, 28일 오전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