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신규 거래소 속속 문 연다

2018-03-25 19:00
비트레이드ㆍ코인뱅크 등
정부 규제에 아랑곳 오픈
투자자들 자금 유입 기대

[사진=비트레이트 제공]

 

[사진=코인빗 제공]


잔뜩 움츠렸던 가상화폐 시장에도 봄기운이 돌고 있다.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어려워지면서 론칭을 차일피일 미뤘던 거래소들이 오픈 준비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규 거래소를 통해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규 가상화폐 거래소 한빗코와 덱스코가 각각 지난 12일과 15일 거래를 시작했다. 비트레이드와 코인빗은 4월 중, 코인뱅크는 5월 안에 오픈할 계획이다. 지닉스도 조만간 론칭 날짜를 결정 짓는다.

굵직한 해외 거래소들도 한국으로 몰려온다.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 1, 2위를 다투는 오케이코인의 한국법인 오케이코인코리아와 후오비 한국법인인 후오비코리아가 출격을 준비 중이다. 미국의 대형 거래소 폴로닉스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진출 준비로 바쁘다.

2개월 전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되면서 최소 수 개월에서 1년 이상 거래소 오픈을 준비하던 업체들은 일제히 날짜를 미뤄야 했다. 가상화폐를 투기로 보는 정부의 시선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도입 탓에 원화 입출금이 어려워지고 코인 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더 이상 사업을 미룰 수 없는 거래소들이 차례로 문을 열고 있다. 아직 신규계좌 개설은 불가능하지만 코인 간 거래나 법인 계좌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형 해외 거래소의 등장이 암호화폐 시장에 자금을 유입시킬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 진출을 앞둔 해외 거래소들은 상장 예정인 가상화폐 수가 단연 많고,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걸고 있어 본격적인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거래소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 방침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은행들은 신규 계좌 발급에 보수적인 입장이다. 때문에 오픈했거나, 준비 중인 거래소들은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

여기에 현재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상위 4개 거래소가 국내 거래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후발주자들이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든 여건이다. 거래량마저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90%까지 급감해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픈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마냥 시기를 미룰 수 없어 사업은 시작하지만 거래소와 투자자가 효과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명확한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며 "거래소가 속속 문을 열면서 신규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예전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