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용액은 늘어도 평균 결제금액은 ‘역대 최소’ … 소액결제 확산에 카드사 울상
2018-03-21 16:11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신용카드는 9946만장이 발급됐다. 1년 전보다 382만장(4.0%)이 늘었다. 올해 1억장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신용·체크카드의 이용 규모는 지난해 788조 1000억원이다. 2016년보다 42조 1000억원(5.6%)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순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은행 겸영을 제외한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1조2268억원으로 2016년보다 순익규모가 5864억원(32.3%)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순익은 2014년 2조2000억원에서 2015년 2조원, 2016년 1조8,000억원 등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처럼 신용카드 이용액이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순익이 줄어드는 이유는 소액결제 확산이다. 카드사들은 결제 1건당 100원 가량의 금액을 결제대행 위탁업체인 밴사에 지급한다. 결제금액이 낮을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결제금액의 일정 요율을 밴수수료로 지급하는 정률제가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액제 시스템이 상당수 이뤄지고 있어 카드사들에게는 불리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급결제동향을 보면, 지난해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건당 결제금액은 각각 4만4000원, 2만3000원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전년대비 각각 1000원씩 하락한 수준이다.
이는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소액이더라도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이용액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건당 결제금액이 줄었다는 것은 결제할 때 그만큼 카드를 더 많이 썼다는 뜻이다.
지난해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결제건수는 각각 일평균 3240만건, 2010만건으로 전년대비 12.9%, 15.2%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중 편의점에서 개인이 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6조1500억원을 넘었다. 지난 2016년 같은 기간 대비 24% 이상 급등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사들은 칼을 빼들었다. 1000원 미만의 소액이라도 신용카드 결제를 무조건 받도록 하는 카드 의무수납제에 대해 카드업계가 적정성 검토에 나선 것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업계와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연구범위와 예산 등을 확정한 후 용역 연구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의무수납제가 폐지되면 영세가맹점의 가맹점수수료 부담이 줄 뿐만 아니라 카드사로서는 소액결제 확대로 인한 부담까지 줄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함께 소액결제까지 확산되면서 카드사들의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며 "계속되는 순익 감소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