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상장하는 日기업 JTC
2018-03-20 17:45
JTC면세점이 일본 기업으로는 6년 만에 처음 우리 증시에 발을 들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TC면세점은 이날부터 이틀간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6~27일 개인 청약을 실시한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으로 이르면 다음달 초 코스닥에 상장한다. 일본 기업이 우리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2012년 SBI핀테크솔루션즈 이후 처음이다.
1993년 설립된 JTC면세점은 일본에서 면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일본 주요지역에서 총 24개 면세점을 직영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한국인 유학생 출신인 구철모 대표다.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은 59%에 달한다. 구철모 대표는 외국계 상장사로는 이례적으로 보유 주식에 대한 의무보호예수 기간을 5년으로 설정했다.
JTC면세점 관계자는 "대표 자신이 일생에 걸쳐 성장시킨 회사를 스스로 팔아치울 이유가 없다"며 "구주 매출로 발생하는 수익 대부분도 일본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철모 대표가 일본에서 기업을 키워 국내 증시에 상장시키기까지 평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JTC면세점은 2년 전부터 상장을 추진한 바 있으나 회계감사 문제에 한 차례 발목을 잡히기도 했다.
당초 JTC면세점은 상장을 준비하며 감사인으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임한 바 있다. 회계감사가 진행되던 중 딜로이트안진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에 휘말리게 됐고 결국 감사인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외국기업이 감사인을 재선정하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선택지는 사실상 많지 않다"며 "새로 선정한 삼정KPMG는 감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상장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등이 외국기업 상장의 문턱을 높인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컬러레이, 티슈진 단 두 곳에 불과했다.
JTC면세점 관계자는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서도 외국기업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실무직원 대부분이 일본인이다 보니 소통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JTC면세점은 인원 3명으로 서울 사무소를 꾸리고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많은 외국계 상장사가 투자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시행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다.
거래소는 외국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경우 회계 투명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1년치 증치세(부가가치세)를 확인할 수 있는 중국계 기업만 상장을 허가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JTC면세점 측은 "일본처럼 재무제표를 꼼꼼히 보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