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원로' 고언 박찬종 "4년 연임? 8년짜리 황제 탄생…'헌법수호특별법'이나 만들어라"

2018-03-20 10:21

​국회의원 5선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 [사진=박찬종 변호사 블로그 ]


국회의원 5선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법무법인 유담)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독자 개헌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현행 헌법에 손대지 말고 ‘헌법수호특별법’이나 만들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제왕적 대통령 등의 문제는 현행 헌법의 문제가 아닌 이를 지키지 않은 결과”라며 “대통령 거수기로 전락한 여당, 정당 부속품에 불과한 국회의원 행태가 변하지 않은 한 개헌해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헌법 안 지킨 탓…헌법 조문이나 숙독하라”

박 변호사는 청와대의 4년 연임제 추진에 대해 “8년짜리 황제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다수의 여당 의원이 막무가내로 대통령을 옹호하는 풍토에서 4년 연임은 부작용이 크다”며 “첫 임기부터 예산·정책·인사 등의 난맥상이 연출될 게 불 보듯 뻔하다. 정당과 국회의원 적폐를 외면하고 연임제만 하면 만사형통이냐”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여야 정치권이 헌법 제46조제2항을 깔아뭉갠 결과가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거듭 비판했다. 동 조항은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사안마다 국가 이익보다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우선하면서 진영논리에 갇힌 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는 얘기다.

박 변호사는 “개헌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 제왕적 대통령이나 국회의 정당 싸움 등의 적폐가 (현행) 헌법 탓이냐”라며 “여야 정치권은 130개 헌법 조문이나 숙독하라.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그간 이것을 왜 못 지켰는지 철저히 반성하라”고 충고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의원내각제=정당 간 정권 주고받기…反국민적 놀이”

박 변호사는 야권이 국회 총리 추천권을 골자로 하는 의원내각제(내각책임제)를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정당 간 정권 주고받기”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국회나 정당은 중앙집권적 계파 투쟁 조직으로 변질됐고 국회의원은 정당 부속품으로 전락했다”며 “내각책임제를 하면 반국민적 ‘놀이’에 부패가 덧씌워질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변호사는 헌법 제6조제2항을 언급하며 “현행 헌법이라도 제대로 지키면 정치는 정상화될 것”이라며 “소모적 개헌 논쟁을 그만두고 헌법을 지키기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동 조항은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공천 나눠 먹기’ 등 계파 패권주의를 비판한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헌법전문과 기본권 부분을 시작으로 청와대 독자 개헌안을 공개한다. 오는 21∼22일에는 각각 지방분권·국민주권, 정부 형태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