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쉼 없는 글로벌 행보…한국판 ‘아마존고’ 도입 초읽기

2018-03-14 18:25
베트남·호주·일본·유럽 돌며 신사업 구상…SNS에 “셀프계산대 연구중” 소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여파 무인점포 속도…연내 상용화 전망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한 외국 매장의 무인계산대에서 계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쉼없는 글로벌 행보에 나서고 있다. 최저임금 이슈 등으로 국내 유통시장 전반이 성장 정체인 가운데 ‘무인점포’를 앞세운 한국판 아마존고 도입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14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베트남과 호주, 일본, 덴마크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신사업 구상에 여념이 없다. 특히 정 부회장은 이같은 글로벌 행보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해외를 돌며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아마존고’를 표방하는 무인점포 시스템 또는 AI 융합 서비스다. 그는 최근 아마존이 운영하는 ‘365 바이 홀푸드마켓’을 둘러보는 모습을 SNS에 올리는 한편 “아마존책방 연구중”이라며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모습을 내보였다.

특히 정 부회장은 한 외국 매장에서 “셀프 계산대 연구중”, “매의 눈으로 계산하는 법 배움”이라며 자신을 ‘촌놈’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새로운 형태의 ‘완전 무인 점포’를 도입, 한국판 아마존고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부회장은 평소 직접 발로 뛰며 체험해보고 사업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더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이미 선진화된 해외의 유통 시스템을 국내에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로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시간당 753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과 주 52시간으로 줄어든 근로시간 등으로 인해 ‘점포 무인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신세계는 이미 무인점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8년 이마트 수서점을 시작으로 무인 시스템을 일부 도입한 ’퓨처 스토어(Future Store)’를 선보였고 올초 성수점과 왕십리점, 죽전점에 셀프 계산대를 설치했다.

2016년에는 이마트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022’에 최첨단 자동화 설비도 구축했다. 네오 002에는 총 1500억원이 투입됐으며 주문 수량만큼 상품을 골라담는 ‘피킹 작업’을 로봇이 담당, 인력 감축에 성공했다.

편의점 이마트24도 업계 최초로 무인점포 상용화에 성공한 상태다. 전주 교대점과 서울조선호텔점, 성수백영점, 공주교대 1·2호점 등 6개 점포가 무인화로 운영되고 있다. 무인 매장은 고객이 자유롭게 제품을 고른 뒤 셀프 계산대에서 스스로 물건값을 결제하기 때문에 상품 전시 외에는 매장 직원의 역할이 미미하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한국판 아마존고를 연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트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는 대기업 최초로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유통업계에서 한국판 아마존고는 누가 뭐래도 신세계가 첫 테이프를 끊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세계는 유통의 본토인 미국시장 진출도 공언한 상태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 조만간 신세계 이마트의 신선식품 전문 매장인 ‘PK마켓’ 오픈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텅 빈 점포를 방문한 사진에서 “여기서 장사하면 대박나”라고 설명하는 현지 관계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SNS에 올리며 조만간 미국 매장 오픈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