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도입에 카드사 “이자수익 어쩌나”

2018-03-07 16:00

카드사들의 대출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제대로된 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자 수익까지 줄어들면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814조원으로 전년대비 5.9%나 증가했지만 이로인한 수익률은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수수료가 계속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카드수익 중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59.21%에서 지난해 50% 가량 줄었고, 올해는 40%대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수익이 계속 줄자, 카드사들은 대출 사업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 기에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수익 만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꺼내든 카드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사들의 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수익은 신한카드 8511억원, KB국민카드 5932억원, 삼성카드 5737억원, 현대카드 4608억원, 롯데카드 3139억원, 우리카드 3002억원, 하나카드 2749억원 순이었다. 3조4000억원 가량의 지난해 대출 수익은 전년대비 2.5배 증가한 수치다.

이같이 대출 이익이 카드사들에게 주요 수입원이 된 상황에서 정부의 DSR도입은 카드사들에게 직격탄과 마찬가지다. DSR이 도입되면 채무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할 모든 대출 원금과 이자가 연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대출 가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때문에 절차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대출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이 대출해주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한도 역시 크게 축소, 자연스럽게 이자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는 26일부터 은행권이 DSR을 도입하면 낮은 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이 비교적 높은 금리의 카드론을 상환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카드사들의 대출잔액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법정 최고금리를 2.9%포인트 인하되면서 연체이자와 현금서비스 이자 수익이 연간 수백억원의 손실이 예고된 상황이다. 여기에 DSR 도입으로 대출규제까지 가해지면 카드사들 최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지난해 순익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그나마 기댈 수 있었던 부분이 대출"이라며 "하지만 2금융권에도 DSR이 도입되면 사실상 카드사들의 수익 창구는 모두 막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