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J 필두 중국 핀테크 기업, 블루오션 동남아 진출 '러시'
2018-03-08 07:00
제3자결제서비스, 인터넷금융 등 급성장 중국, 관련 기업 '동남아'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 필두로 동남아 러시..."잠재력과 낮은 문턱 매력"
알리바바, 텐센트 등 필두로 동남아 러시..."잠재력과 낮은 문턱 매력"
최근 전자결제, 인터넷 금융 시장의 빠른 성장세로 '핀테크 강국'으로 도약 중인 중국도 막대한 잠재력의 동남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IT 공룡 'BATJ(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상청) 등이 거대한 몸집을 움직여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동남아를 향하면서 중국 핀테크 기업의 동남아 러시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특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중국 기업의 핵심 공략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화하시보(華夏時報)가 최근 보도했다.
시기적으로 가장 발 빠르게 동남아를 향한 중국 핀테크 기업은 온라인금융·자산컨설팅 서비스 업체인 이신(宜信)이다. 2006년 설립된 이신은 2014년 글로벌 부동산·금융 투자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이듬해인 2015년 11월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했다.
4월에는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자다(Lazada) 산하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 '헬로페이(helloPay)'를 인수하고 이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알리페이의 이름을 내걸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5월에는 말레이시아 내 2100여곳의 세븐일레븐(7-Eleven) 편의점에서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텐센트도 동남아 각국 공항과 면세점, 대형마트 등을 거점으로 전자결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텐센트의 제3자결제서비스인 위챗페이의 말레이시아 본격 진출을 위해 당국에 영업 허가도 신청했다.
중국 '공룡' 기업 외에도 중국 핀테크 기업이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마이크로 칩과 핀테크 기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핀타이(品鈦, PINTEC)그룹이다.
핀타이는 지난해 10월 보험회사인 홍콩의 푸웨이그룹(富衛集團, FWD Hong Kong)과 손잡고 싱가포르에 핀테크 회사인 피봇(PIVOT)을 설립했다. 피봇은 동남아 지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인터넷 자산관리와 스마트 상담 기술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정위둥(鄭毓棟) 핀타이 최고경영자(CEO)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이는 전략으로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빠르게 현지화하는 방향을 택했다"면서 "푸웨이는 홍콩은 물론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8개 국가에서 영업 허가를 받아 지사를 설립했고 이미 방대한 해외시장과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협력 파트너로 적절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터넷 대출 플랫폼도 동남아로 몰려가는 추세다. 현재 인도네시아 등에서 7곳의 현금 대출 플랫폼을 운영 중인 링이촹터우(零一創投) 관계자는 신화사가 발간하는 잡지인 재경국가주간(財經國家周刊)과의 인터뷰에서 "다수의 중국 인터넷 대출 플랫폼이 지난해 3분기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중국 인터넷 대출업체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주목하는 이유로는 중국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 금융 상품·서비스 등을 동남아 시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시장 체계가 아직 미흡해 진입이 쉽고 파이도 커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화하시보도 중국 인터넷금융정보 사이트인 '룽360(融360)'의 지난해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중국 핀테크 기업이 동남아를 주목하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느슨한 관리·감독 △막대한 인구를 기반으로 한 잠재력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문턱 등을 꼽았다.
핀테크 시장이 아직 태동단계로 관련 법률체계가 미비하고 시장은 크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현금에서 모바일 결제로 바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인구 2억6000만명의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인구는 전체의 6%에 불과하다. 시장은 2020년이면 동남아 지역 스마트폰 사용자가 2억57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극복할 장애물도 상당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은 지난 1일 지적했다. 우선 전자상거래의 기반이 되는 물류 인프라, 전자결제 보편화를 위한 하드웨어 등이 부족하다. 각국의 경제·정치적 상황이 천차만별이고 각국 주민의 소비습관과 가치관도 모두 달라 현지화 난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