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은행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수많은 지점을 폐쇄하고,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일본 은행이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에 대비하지 못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닛켓이 아시안 리뷰가 최근 보도했다. 

◆ 손님 줄어든 지점들 '은행의 부담'…저금리에 낮아진 수익성 

지난 10년간 일본 1위 은행은 도쿄-미츠비씨 UFJ의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는 40%나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 5년간 인터넷 뱅킹 사용자는 40%가 늘어났다. 

리뷰는 "낮은 경제성장률과 저금리 환경에서 은행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특히 줄어드는 인구는 은행들의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일본 은행들의 지점 수는 1만 3500개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은행들의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은행들이 대대적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본의 다른 산업들이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벗어나 수익을 높이는 동안에도 일본 은행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의 총자산 이익률은 2016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0.3%에 불과하다. 이는 호주의 0.7%, 영국의 0.8%, 미국의 1.0%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뿐만아니라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수익성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9개 은행의 목록에도 미즈호, 미츠비씨 UFJ,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이 모두 포함됐다. 

중국의 핀테크 역시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알리페이의 성장은 일본 은행들을 공황 상태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인도,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알리페이는 이제 일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 지점축소에 나서…동남아시아 새로운 '활로' 부상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은 앞으로 10년동안 1만 9000개의 포지션을 없애며, 500개 중에 100개의 지점을 닫을 예정이다. 남아있는 사무실도 규모를 줄일 것이다. 일본은 3대 은행은 향후 3만 2000개의 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들은 지점의 인원을 줄이는 대신 자산운용과 디지털 뱅킹 쪽에 인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은행들은 구조 조정과 함께 아시아 지역 은행들과의 합병을 통해 또다른 성장로를 찾고 있다. 도쿄 미츠비씨 UFJ는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태국에서 5번째 규모인 아유타야 은행 지분의 72%를 인수했다. 2016년에는 필리핀의 시큐리티 뱅크 지분의 20%를 사들였고, 2017년에도 인도네시아 5위 은행인 다나몬 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MUFG는 젊은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의 특징 때문에 다나몬 은행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2012년과 2015년 사이에 일본 은행들의 국외 대출은 연간 18%까지 늘었다. 총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3%에서 33%로 늘어났다. 

윈대미 리서치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J.브라이언 워터하우스는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본 은행의 국외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동남아는 특히 일본 은행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