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지퍼 열고"…박진성 시인, 고은 성추행 폭로했다

2018-03-05 17:16
5일 블로그 통해 2008년 성추행 고발

[사진=연합뉴스]


시인 고은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외신을 통해 부인한 가운데 또 다른 성추행 폭로가 나왔다.

시인 박진성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고백한다,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다. 그리고 방관자다. 지난날의 제 자신을 반성한다. 그리고 증언한다"며 입을 열었다.

박 시인은 "2008년 4월의 일이다. C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고En 시인 초청 강연회에 갔었다"면서 "(뒤풀이 자리에서) 술기운에 취해서였는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 고En 시인이 당시 참석자 중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에게 '손을 좀 보자'고 했다. 고En 시인은 그 여성의 손을 만지기 시작했다. 손을 만지다가 팔을 만지고 허벅지를 만졌다. 그 여성은 당황스러워했다. 당시 20대였던 여성은, 단지 고En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고En 시인에게 그런 '추행'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진성 시인은 K교수에게 "안 말리고 뭐하는 것이냐"라고 말했지만 K교수는 "가만히 있으라"고 답했다. 박진성 시인은 "K교수에게 밉보일가 두려웠고 문단의 대선배 고En 시인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고씨의 추행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피해 여성이 저항하자 자리에서 일어난 고씨는 지퍼를 열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3분 넘게 흔들었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이후 자리에 앉더니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이 같은 행동이 당시 동석자였던 여성 3명에 대한 '희롱'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차 K 교수에게 항의했지만 끝내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진성 시인은 "고백한다. 밉보일까 봐 당시 동석했던 여성분들께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저는 범죄 현장에 있었다. 저 역시 방관자였음을 시인한다"면서 "용서를 구하지 않겠다. 다만 고En 시인의 시를 보고, 고En 시인의 '기록된' 행적만 보고, 고은 시인처럼 되고자 했던 저 자신을 먼저 반성한다. 최영미 시인을 응원한다. 제가 보고 듣고 겪은 바로는 최영미 시인의 증언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은 시인은 영국 출판사인 블러드액스의 닐 애스틀리 편집자를 통해 "최근 의혹들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은 유감스럽다. 내 행동으로 인한 의도치 않은 고통에 대해서도 이미 유감을 표했다"며 자신을 향한 성추행 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글쓰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