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 “ ‘나의 우상’ 두쿠르스, 메달 따기를 바랐다”

2018-02-21 16:34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2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24)은 ‘두쿠르스 제국’이 멋지게 막 내리길 바랐다.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지금도 그의 우상이다.

윤성빈은 21일 평창올림픽 MPC(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직후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두쿠르스 선수 때문에 그렇게 기쁜 마음은 아니었다”고 되돌아봤다.

윤성빈은 지난 16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해 전체 30명의 출전자 중 압도적인 1위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했다. 트랙 신기록을 세 번이나 세우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반면 10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두쿠르스는 4위에 머물며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윤성빈은 “사실 당연히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두쿠르스도 하나의 메달은 땄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내 우상인 선수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경기 결과가 누구보다 속상했을 두쿠르스지만 그의 마음은 넓었다. 윤성빈은 "많은 분이 대기실까지 찾아와서 축하해주신 건 좋았지만, 나중에 두쿠르스를 따로 찾아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며 "그 선수는 워낙 대인이어서 이 상황을 즐기라고 하더라"며 고마워했다.

윤성빈은 올림픽을 앞둔 2017-18시즌 7차례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쾌속 질주하고 있다.

이미 많은 것을 이뤘고 앞으로도 많은 것을 이뤄낼 윤성빈이다. 윤성빈은 "지금까지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이었다. 이제 목표를 이뤄내니 세계선수권대회가 욕심난다. 아직 우리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세계선수권까지 우승한 선수가 없는데, 내가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 선수권은 2019년2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다.

평창올림픽 금메달은 많은 것을 바꿔 놨다. 이전에는 거리를 걸어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사진과 사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인기 선수가 된 윤성빈은 “내가 연예인이 아니어서 광고에는 큰 욕심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동계스포츠가 하계스포츠보다 인지도가 낮은데,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많이 알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