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안착' 오뚜기, 컵밥시장 ‘저가 전략' 나선 이유
2018-02-21 08:25
CJ제일제당과 격차 줄이기... 일각선 점유율 30%서 가격인상?
오뚜기가 광고비 증가 등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에도 '가격할인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컵밥시장에서 CJ제일제당에 이어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20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오뚜기 컵밥 제육덮밥의 전국 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 판매가 평균은 2203원이다. 같은 기준 CJ제일제당 햇반컵반 평균가격은 2589원이다.
CJ제일제당 제품 평균 판매가가 300원 가량 더 비싼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두 제품의 편의점 가격은 똑같은 3500원이다. 오뚜기 컵밥의 유통채널별 평균 판매가가 더 낮은 이유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에서 할인·증정 행사를 더 많이 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에 비해 컵밥 시장 후발주자인 오뚜기는 이 같은 ‘가격할인 마케팅’으로 점유율 상승에 톡톡히 덕을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컵밥 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 ‘햇반컵반’이 62.2%,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 컵밥’은 27.7%다.
오뚜기 컵밥 점유율이 2016년 21%에서 2017년 27%로 크게 늘어난 반면, 1위인 CJ제일제당 점유율이 소폭 줄었다. 특히 컵밥 주요 소비자층인 편의점에서 지난해 오뚜기 컵밥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637.1% 신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CJ제일제당 햇반컵반 매출도 93% 이상 늘었지만 오뚜기 신장률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전체 시장점유율에서는 CJ제일제당과 격차가 크지만, 2위 굳히기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컵밥 후발주자인 오뚜기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즉석밥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 ‘햇반’이 압도적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오뚜기 ‘맛있는밥’은 2위로 30%대를 차지하고 있다. 동원 F&B ‘쎈쿡’은 백미 즉석밥을 접고, 현재는 잡곡밥만 생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뚜기의 저가전략이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오뚜기는 즉석밥 점유율이 30%대를 넘긴 이후 지난해 말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즉석밥 오뚜기밥(210g) 출고가 기준 가격을 650원에서 710원으로 9.2% 올렸다. 오뚜기가 즉석밥 가격을 인상한 것은 2012년 8월 이후 5년만이다.
따라서 컵밥 역시 점유율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가격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오뚜기 관계자는 “컵밥은 지난해 12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국가대표 남자 아이스하키팀을 모델로 기용한 TV 광고를 방영 중이다”라며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점유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