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고진영, 67년 만에 LPGA 데뷔전 우승…신인왕 ‘찜’

2018-02-18 16:25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 사진. [EPA·연합뉴스]
 

1m 남짓 남은 우승 퍼트가 홀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이어진 키스 세리머니. 고진영이 무려 67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를 새로 쓴 순간이다. 고진영은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에서 우승을 이뤄내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올해부터 미국 무대에 진출한 고진영은 18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의 쿠용가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고진영은 1951년 이스턴오픈 우승자 베벌리 핸슨(미국) 이후 67년 만에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에서 우승한 두 번째 신인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LPGA 투어 개인 통산 2승을 거둔 고진영은 우승상금 19만5000 달러(한화 약 2억원)를 얻었다.

올해 미국 진출을 선언한 고진영은 데뷔전부터 1~4라운드 내내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슈퍼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LPGA 투어 첫 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은 신인왕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올 시즌 상금왕, 올해의 선수 등 주요 타이틀까지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신인왕 경쟁자 해나 그린(호주)을 최종일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압도했고, 또 다른 경쟁자 조지아 홀(잉글랜드)에게도 완승했다. 그린은 3위(10언더파 278타), 홀은 공동 13위(5언더파 283타)에 그쳤다.

최종일 4타 차로 앞선 채 시작한 고진영은 선두 자리를 고수했지만, ‘무서운 10대’로 불리는 최혜진의 추격을 허용해 1타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고진영은 흔들림 없이 버디를 추가하며 다시 격차를 벌렸고, 17번 홀(파4)에서 내리막 5m 버디 퍼트에 성공해 승부에 쐐기를 박고 3타 차의 여유 있는 우승을 이뤄냈다.

이날 보기 없이 5타를 줄인 최혜진은 프로 전향 후 처음 출전한 LPGA 투어 대회에서 준우승(11언더파 277타)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최혜진은 아직 LPGA 투어 우승은 없지만, 지난해 US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 유소연, 유선영이 나란히 공동 7위(6언더파 282타)에 올라 톱10에 한국 선수 5명이 자리했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장하나는 공동 27위(2언더파 286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