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대진단-수출] A학점 수출, '보호무역 확대·원화강세' 뚫고 올해도 나를까
2018-02-18 13:37
'새 역사' 쓴 한국 수출…지난해 연간기준 사상 최대 실적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 파고 넘고 환율 변동성 대비해야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 파고 넘고 환율 변동성 대비해야
2015년 -8%, 2016년 -5.9% 등 2년 연속 긴 암흑터널을 지난 한국 수출은 지난해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2017년 수출은 5737억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5.8% 껑충 뛰어오르며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A학점이다.
올해 1월 역시 지난해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아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2.2% 깜짝 상승했다. 15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국 수출이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지만, 올해 이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걱정과 우려가 적지 않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잠재적 위험요소와 함께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 강세·고금리·유가 상승의 '신(新) 3고 현상'에 따른 하방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올해 연간 수출에 대해 4% 이상 증가라는, 지난해와 비교할 땐 다소 낮아 보이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 美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발동···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확대
미국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발동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미 트럼프 정부의 자국 산업 지키기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우리측 관측보다 강력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동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삼성·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특히 세탁기의 경우, 당초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제출한 권고안보다 더 강력한 세이프가드를 시행했다.
이번 세이프가드는 세탁기의 경우 120만대까지 첫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부품에도 저율관세할당(TRQ)을 5만개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물렸다.
당초 ITC는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세탁기의 경우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권고했지만, 이번 조치는 이런 제품도 포함시켰다.
또 ITC 권고안은 할당내 물량인 120만대에도 관세를 부과할지를 두고 무관세와 20% 관세로 의견이 갈렸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20만대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완제품의 가격상승과 판매 감소로 이어져 한국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정면으로 맞선다는 입장이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발동한 세탁기와 태양광 관련 세이프가드에 대해 3월 중 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탁기 반덤핑과 관련, WTO 차원에서 승소한 사례가 있다"며 "세탁기의 경우, 수출 다변화와 대체 시장을 찾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특히 "WTO에서 승소했는데도, 미국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수입된 상품에 보복관세를 추가로 부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 원화강세, 수출 기업에 타격··· "환율 1% 하락 시 수출 0.5% 감소"
2016년 9월 7일 1090.0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여 그해 12월 28일 1210.5원까지 상승했다. 원화 약세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환율은 지난해 11월 17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이 무너진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개월가량이 지난 14일 기준 환율은 1070원 수준이다. 원화 가치가 폭등한 것이다.
원화 강세는 수출에 분명 악재다.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일 때 수출하던 국내 기업은 1달러어치 물건을 팔면 1200원을 받지만, 환율이 달러당 1090원으로 내려가면 1달러를 팔아도 1090원을 손에 쥐게 돼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환율변동이 산업별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가치 절상)할 경우 총수출은 0.5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월평균 원화 환율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 약 10% 상승했다. 1년 만에 원화 가치가 10%가량 높아졌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일본과 비교해 4배가량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4분기 들어 중국‧일본보다 낮은 증가율에 그쳤다.
수출의 성장기여도 역시 지난해 3분기 0.8%포인트에서 4분기에는 -0.8%포인트로 낮아졌다. 수출 품목 결제통화로 달러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가치상승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대경제연구원의 우려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화가치 상승은 기계·IT·자동차 등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의 파급력이 크다"며 "기업은 원화 강세에 대비,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역시 지난해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아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2.2% 깜짝 상승했다. 15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국 수출이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지만, 올해 이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걱정과 우려가 적지 않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정,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잠재적 위험요소와 함께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 강세·고금리·유가 상승의 '신(新) 3고 현상'에 따른 하방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올해 연간 수출에 대해 4% 이상 증가라는, 지난해와 비교할 땐 다소 낮아 보이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 美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발동···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확대
미국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발동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미 트럼프 정부의 자국 산업 지키기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우리측 관측보다 강력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동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삼성·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특히 세탁기의 경우, 당초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제출한 권고안보다 더 강력한 세이프가드를 시행했다.
이번 세이프가드는 세탁기의 경우 120만대까지 첫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부품에도 저율관세할당(TRQ)을 5만개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물렸다.
당초 ITC는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세탁기의 경우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권고했지만, 이번 조치는 이런 제품도 포함시켰다.
또 ITC 권고안은 할당내 물량인 120만대에도 관세를 부과할지를 두고 무관세와 20% 관세로 의견이 갈렸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20만대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완제품의 가격상승과 판매 감소로 이어져 한국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정면으로 맞선다는 입장이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발동한 세탁기와 태양광 관련 세이프가드에 대해 3월 중 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탁기 반덤핑과 관련, WTO 차원에서 승소한 사례가 있다"며 "세탁기의 경우, 수출 다변화와 대체 시장을 찾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특히 "WTO에서 승소했는데도, 미국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수입된 상품에 보복관세를 추가로 부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 원화강세, 수출 기업에 타격··· "환율 1% 하락 시 수출 0.5% 감소"
2016년 9월 7일 1090.0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여 그해 12월 28일 1210.5원까지 상승했다. 원화 약세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환율은 지난해 11월 17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이 무너진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개월가량이 지난 14일 기준 환율은 1070원 수준이다. 원화 가치가 폭등한 것이다.
원화 강세는 수출에 분명 악재다.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일 때 수출하던 국내 기업은 1달러어치 물건을 팔면 1200원을 받지만, 환율이 달러당 1090원으로 내려가면 1달러를 팔아도 1090원을 손에 쥐게 돼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환율변동이 산업별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가치 절상)할 경우 총수출은 0.5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월평균 원화 환율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 약 10% 상승했다. 1년 만에 원화 가치가 10%가량 높아졌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일본과 비교해 4배가량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4분기 들어 중국‧일본보다 낮은 증가율에 그쳤다.
수출의 성장기여도 역시 지난해 3분기 0.8%포인트에서 4분기에는 -0.8%포인트로 낮아졌다. 수출 품목 결제통화로 달러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가치상승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대경제연구원의 우려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화가치 상승은 기계·IT·자동차 등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의 파급력이 크다"며 "기업은 원화 강세에 대비,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