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한국업체 임금체불하고 잠적…근로자 집단반발

2018-02-11 18:06
현지 주재원 "경기 부진·경쟁 심화로 어려움 겪는 곳 많아"

[베트남의 한 의류공장(이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베트남 역사상 최초로 U-2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현지에서 한국인 경영진이 베트남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체불하고 잠적한 일이 발생했다.

11일 온라인매체 베트남넷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동나이 성에 있는 한 한국 투자기업의 대표를 비롯한 한국인 경영진들이 지난 8일 근로자 월급을 지불하지 않고 베트남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섬유·의류업 허가를 받은 이 업체는 약 1천900명의 근로자들에게 지난 1월 월급 137억 동(6억6천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사회보험료 175억 동(8억4천만 원)도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의 근로자 응우옌 티 민은 "경영진이 1월 급여를 설 전에 주겠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받지 못했고 이들이 한국으로 떠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허탈함을 표출했다.

현지 지방정부는 경찰, 유관기관과 함께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또 근로자들에게는 월급의 절반을 지방정부 예산으로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1월에도 베트남 호찌민의 외곽에 있는 한국 섬유업체가 월급을 미지급하고 잠적해버려 근로자 600여 명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현지 한국인 주재원은 "베트남에 많이 진출한 섬유·의류업체들 가운데 경기 부진과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설을 앞두고 야반도주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